다이하드의 재미는 마구 때려박고 터지는 화려한 액션이 중심이 아니다.
그것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것이고, 그 중심은 항상 맥클레인이 적들과 맞부딪히는 장면에서 나온다.
맥클레인의 시니컬함과. 어떤 위기 상황속에서도 농담을 던져가며 헤쳐나가는 모습이
재미와 함께 초인적인 히어로물이나 액션물과는 다른 왠지 친숙하면서도 믿음이 가는 면모를 보여주는거다.
그것이 다이하드가 다른 액션물들과 차별을 주면서 꾸준히 그 시리즈를 이어올 수 있게한 핵심일 것이다.
시리즈가 이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액션의 규모는 커졌다. 그게 문제는 아니다.
그 액션에 맥클레인의 정체성이 묻히느냐, 아니면 맥클레인이 부각되거나 그 속에서 살아 있느냐이다.
그간의 시리즈들이 맥클레인을 항상 살아 숨쉬게 해왔다면
이번 시리즈는 솔직히 맥클레인이 아니였어도 전혀 무방한 장면들의 연속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3편의 퍼즐 진행들만 보아도 큰 액션이 아니어도,
투닥거림과 농담. 그리고 이어지는 액션들이 긴박하게 연결되면서도 호흡 조절에 있어서도 완벽했다.
잔재미를 주다가도 큰 액션이 터지고, 다시금 작은 일들이 벌어지면서도 다음 장면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호흡과 그 속에는 갖은 고생을 하는 맥클레인의 농담과 혈투가 있었다면
이번 시리즈는..
뭐 그냥 없다.
농담한번 하기 힘들며, 그냥 무조건 펑펑 터지는게 전부다.
다른 액션 배우를 갖다 놓고, 다른 제목을 달아 놓는다 하여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아들과의 화해를 위한 일련의 과정은 뻔하디 뻔한 신파의 연속이다.
특히 자신의 잘못을 술회하는 장면을 '우연히' 아들이 엿듣는 장면은 정말... 아직도 이따위 방식을? 하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맥클레인의 잔액션이 나이에 밀려 하기 힘들어지자, 그냥 부셔대고 터트려대기 바쁘다.
근데 너무 터트려대기만 하니 보기 피곤해진다.
그렇다고 그 액션 장면들이 참신하거나, 기발하지도 않다. 어디서든 볼 수 있는 뻔한 장면의 연속들이랄까.
자동차 추격씬이 그나마 제일 나았지만,
주인공을 위해 계속 길을 터주는듯한 모습들은 본시리즈를 통해 자동차 추격씬의 참 맛을 본 사람들에겐 흉내내기조차 못되는 것으로 보일 것이다.
규모는 커졌고, 시간 떄우기에도 좋다.
하지만 이걸 다이하드라 부를 수는 없다.
영화가 끝나고 나오는 가족간의 화목한 모습은 디즈니영화를 본 듯한 착각마저 일으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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