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출신인 '매카시' 감독의 '비지터'는 지난 2007년 만들어졌지만, 한국에서는 오는 8일 지각
개봉된다. 이 작품을 통해 2009년 제81회 아카데미영화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젠킨스'의 연
기는 압권이다. 세상과 담을 쌓고 외롭게 살아가던 노 교수의 무뚝뚝한 얼굴, 이민 당국의 부당
한 처사에 맞선 분노의 눈빛 연기는 꽤 긴 울림으로 남는다는 영화 <비지터> 곁으로 다가가 본
다.
삶의 리듬을 바꿔놓은 작은 두드림..
20년째 같은 시간, 같은 대학에서 강의를 하며 단조로운 삶을 살던 월터 베일 교수.
논문 발표를 위해 뉴욕으로 간 그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예상치 못한 불법 이민자 ‘타렉’ 커플과
마주친다.
월터는 갈 곳 없는 그들을 잠시 자신의 집에 머물게 하고, 타렉은 감사의 뜻으로 그에게 젬베를
가르쳐 준다.
밝고 경쾌한 젬베의 리듬은 경직된 그의 삶을 살며시 두드리고, 클래식만 듣던 노교수의 건조한
삶에는 서서히 활기가 찾아온다.
그렇게 어울릴 것 같지 않던 두 사람의 서먹한 관계와 경계의 벽이 조금씩 허물어지던 어느 날,
타렉이 불법 이민자 단속에 걸려 수용소에 들어가게 되는데…
사람이 자신이 가장 소중히 아끼고 사랑하는 상대나 사물이 하루아침에 본인의 시야에서 영영
사라진다면 삶의 활력이 그 순간부터 무기력해질 것이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대부분의 이
런 경우를 겪은 사람들은 일에서부터 하물며 가정에서의 생활까지 능동적인 언행 보다 수동적인
언행을 주류를 이룬다. 왜냐하면 삶의 활력소인 근원 상실이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희락
을 안겨주는 대상을 권유하는 일이란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는 격이다. 그만큼 마음속에 감성
을 느낄 공간의 여유 조차 허락하지 않는 무기력 때문이다. 영화는 사랑하는 아내를 여의고 그저
쳇바퀴 굴러가듯 굴곡없는 삶의 발란스가 일정하다 못해 알맹이가 없는 로봇에 가까운 한 남자
의 감성이 충만한 사람으로 변하는 걸 스크린을 통해서 굴곡이 없는듯 차분하면서도 강하게 다
가와 이내 마음속에 영화가 가진 이미지가 깊숙히 자리잡고 만다. 영화를 보면서 느낀점인데 본
인이 만약 '월터 베일' 교수의 입장이었다면 삶의 즐거움을 찾는 기회일 수도 있고 아니면 그저
스쳐지나가는 순간일 수도 있는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언행하였을까?하는 생각이 영화를 감
상하면서도 집에 귀가해 잠이 들었다 깨는 순간에도 뇌리속에 가득한 걸 보면 영화는 짧은 순간
이지만 본인에게 스승이 된 모양 많은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앞서 언급한 질문에 대한 대답은
영화와 같은 상황이 본인에게 다가 온다면 두말없이 취하고 그 상황에 빠져들 것이다. 왜냐하면
그 상황을 뇌리가 아닌 가슴으로 느끼기 때문이다. 영화는 일면부지의 사람들을 소통이라는 공
간으로 이끌어간다. 그것도 온정이 가득한채 말이다. 이러한 스토리 전개는 어찌보면 작위적이
라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작위적인 걸 자연스럽고 정감있게 다가오게 한 요인이 있다면 바로 '젬
베(드럼)'이라는 악기다. 작고 미약한 악기의 소리이지만 그 소리가 사람에게 얼마나 희락을 겸
비한 안식을 가져다 주는 힘을 지닌 존재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영화 <비지터>를 여러분께 추천
드리는 바이다.
여러분 좋은 영화 많이 감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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