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 드디어 이번주에 관람하고 온 영화 중 마지막 영화인..
《비정한 도시》 리뷰를 시작하네요..
개봉작이 많은 주는 여러편의 영화를 볼 수 있어서 좋기도 하지만..
또 이렇게 리뷰 쓸 일을 생각하면 앞이 깜깜하기도 하다는.. ^^;;
자 그럼 서론은 각설하고 김문흠 감독님의 (장편)입봉작인..
《비정한 도시》는 과연 어떤 영화였는지..
지금부터 함께 살펴보기로 할까요?? ^^
평범한 시민들이 연쇄적으로 범죄자가 되어가는 이야기..
어느 한밤중에 도시..
한 남자가 피가 철철 흐르는 아랫배를 움켜쥐고는 비틀거리며..
아무도 없는 거리를 쓸쓸하게 걸어가고 있네요..
그런데 피가 흘러 온몸이 흥건한데도 담배는 땡기는 이 남자.. ^^;;
그렇게 길바닥에 주저 앉아 담배를 한 대 피고 일어나려는 순간..
자전거를 타고 가던 한 고등학생에게 부딪혀 넘어지고 말죠..
넘어지자마자 학생을 향해 욕설을 실컷 퍼부으면서 일어서던 남자는..
순식간에 눈 앞에서 벌어진 뺑소니 사고에 온몸이 얼어붙고 마는데요..
이 남자는 도대체 무슨 사연이길래..
한밤중에 피를 흘리며 걸어가고 있는 것일까요??
그리고 뺑소니 사고의 피해자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비정한 도시》는 한 가지의 우발적인 범죄에서 시작된 비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연쇄적으로 또 다른 범죄를 불러와..
평범했던 시민들이 순식간에 흉악범으로 둔갑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요..
눈치가 빠르신 분이라면..
제가 묘사해드린 영화의 시작 부분을 읽으시고는..
이 영화가 블랙 코미디 코드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시지 않으셨을까 싶어요.. ㅎ
《비정한 도시》는 여기에 더해서 옴니버스 방식에..
사건의 시간 순서를 빠르게 교차해서 보여주는 전개 방식을 더한 까닭에..
자칫 한눈이라도 팔았다가는 극의 흐름을 놓친다거나..
한껏 해학적으로 표현해 놓은 각 장면 속에서 연출자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를..
미처 파악하지 못하고 지나치기 쉽겠더라구요.. ㅎ
이렇게 옴니버스 방식과 사건의 시간 순서를 교차해 놓은 전개 방식이..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과 매끄러운 편집과 맞물리면..
극의 긴장감과 관객들의 몰입도를 끌어올리는데 꽤 도움이 되는 방식이긴 하지만..
제가 느낀 《비정한 도시》는..
안타깝게도 출연하는 배우들의 연기력 편차가 너무 큰 바람에..
극의 스릴과 몰입도 두 가지 모두 엉망이 되어 버리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
어느 누구든지 범죄자가 될 수도 또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
《비정한 도시》는 앞서 말씀드린데로..
평범한 시민이었던 사람들이 자신이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간에..
눈깜짝할 사이에 우리가 뉴스를 보면서 괴물이라 여겼던..
흉악한 범죄자가 되어 버리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췌장암 말기인 아내의 수술비 마련을 위해..
뺑소니 사고를 일으킨 택시기사를 공갈협박하는 대우(김석훈)..
대우에게 줄 돈을 어떻게 마련할까 전전긍긍하던 중에..
명품으로 휘감은 선정(이주원)이 택시에 타는 순간..
"내가 오늘 사모님을 만난건 큰 행운이네요."
라고 말하며 부녀자 폭행/납치를 저지르는 택시기사 돈일호(조성하)..
남편의 짐을 덜어주고자 자살을 시도하다가..
얼떨결에 과실치사를 저지르게 되는 대우의 아내 수민(서영희)까지..
이처럼 《비정한 도시》는..
선량한 시민에서 순식간에 범죄자가 되는 사람들을 보여줌과 동시에..
세상 모든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 받는 괴물로 살아 온 사람도..
그 누구보다 선량할 수 있고 또 무고한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바로 영화를 보고 있는 당신도 어느 순간 정신을 차리고 보면..
범죄자가 되어 있을 수도 또는 피해자가 되어 있을 수도 있다는..
메세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가 여실히 느껴지더라구요.. ㅎ
하지만 조성하, 이기영씨가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신 반면..
안길강, 정애리, 서영희씨는 분량이 적어 이렇다할 연기력을 느낄 수 없었고..
김석훈씨를 비롯한 나머지 배우들은 짧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어색한 연기를 보여주시는 등..
출연 배우들의 연기력의 차이는 굉장히 큰데 반해..
출연 분량은 다들 고만고만한 까닭에..
조성하, 이기영씨의 출연씬에서 가졌던..
몰입도를 계속해서 이어갈 수가 없다는게..
《비정한 도시》의 가장 큰 문제점이 아닐까 싶네요.. ^^;;
비정한 색의 도시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
비록 《비정한 도시》가 선택한 옴니버스와 시간 교차 방식의 전개가..
배우들의 연기력 편차와 맞물려 독이 되긴 했지만..
영화 곳곳에서 때로는 해학적으로 또 때로는 시니컬하게 그려진..
화려한 현대 도시의 어두운 이면은..
꽤 많은 생각할 거리를 관객들에게 제시해주더라구요..
남자의 경제력만 보고 결혼해서는..
불륜을 서슴없이 저지르며 남편이 빨리 죽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여자의 모습을 통해 말하는 현대의 결혼 풍속도라던지..
골목을 가득채운 모텔과 그 앞에서 마주친 남매를 통해..
사랑의 목적이 섹스가 된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성이 문란해진 사회의 모습..
서울대 수의학과를 졸업해서는 기껏 사채업자나 하고 있는 변사채나..
4년제 정규 대학을 졸업해 놓고서는 변사채 밑에서..
조폭 생활을 하고 있는 남자를 통해 말하는 현대 사회의 취업난..
뺑소니 피해자 가족이 받았을 아픔은 눈꼽만큼도 생각치 않은체..
자신의 남편을 공갈협박한 나쁜 놈 때문에 남편이 범죄자가 되었다며..
억울하다 울부짖는 일호의 아내를 통해 보여지는 극심한 이기주의..
그리고 뺑소니 사건 현장에서..
절망하는 일호의 뒷배경으로 장시간 노출시킨..
'우즈베키스탄 처녀와 결혼하세요'라는 현수막을 통해 말하는..
현대판 노예제도 같은 비정상적인 다문화 가정 등..
이밖에도 여러가지 사회 문제들을 한 영화안에 담아 냈다는 점은..
분명히 칭찬받아 마땅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전 그저 배우들의 현격한 연기력 차이가 너무나 아쉬울 따름이네요.. ㅠ.ㅠ
김문흠 감독님..
부디 다음 영화에서는 투자 많~이 받으셔서..
이런 여러 메세지들을 제대로 살려낸 좋은 영화 찍으시길 바랄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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