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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헌 것도 예전엔 새 것이었다... 우리도 사랑일까
ldk209 2012-10-10 오전 11:40:09 549   [1]

 

모든 헌 것도 예전엔 새 것이었다... ★★★☆

 

요리책을 집필하는 루(세스 로건)와 프리랜서 작가인 마고(미셸 윌리엄스)는 토론토 교외의 한적한 주택에 사는 결혼 5년차에 접어드는 부부다. 아주 풍요로운 건 아니지만 부족함 없는 경제적 여유에다 서로를 깊이 이해하는 둘의 관계는 보는 것만으로도 미소가 지어질 정도로 살갑다. 그러던 어느 날, 마고는 출장길에서 우연히 자신의 집 앞에 사는 대니얼(루크 커비)을 만나 첫 눈에 호감을 느낀다. 편안하고 익숙한 남편과 새롭기 때문에 강렬한 대니얼 사이에서 갈등하는 마고. 영화는 바로 마고의 고민을 따라가며 사랑이란 무엇일까에 대한 얘기를 건넨다.

 

사실 루와 대니얼의 조건은 너무도 판이해 만약 현실에서라면 큰 고민이 될 것 같지는 않다. 요리책을 집필하는 게 얼마나 경제적 여유를 보장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인력거를 끌며 순수한 취미로 그림을 그리는 사람보다는 나을 것이다. 특히 대니얼과 같은 낭만주의자(?)와의 결혼은 거의 100% 고생길이 보장된 미래다. 아마도 현실에서라면 남편과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사람과는 약간의 불장난 정도에서 그쳤겠지만, 영화 속 대니얼이 그다지 궁핍해 보이지 않는 거로 봐서 부모가 남겨준 재산이 많을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사라 폴리 감독은 예전부터 옆에 있던 사람도 좋지만, 새롭게 등장한 사람이 운명이라면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고, 아마도 고민을 더 깊게 하기 위해 안 좋은 조건을 내건 게 아닐까 싶다. 그런데 이런 식의 고민, 그러니깐 오래돼서 익숙하고 편안한 사람(것)과 새롭게 때문에 신선하고 강렬한 사람(것)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고민은 누구나 살면서 접하게 되는 고민이다. 대게 사람들은 (결말은 안정적인 상대를 택하더라도 심적으로는) 새로운 것에 끌리며, 그것이 나의 운명이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운명이 아니라 운명이라고 믿는 것이다. 왜냐면 그래야 그쪽으로 기우는 나의 선택을 합리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제로 그러한 것인가? 새로운 사랑을 선택하면 그 사랑은 영원한 사랑, 운명적 사랑을 약속하는 것인가? 사라 폴리 감독은 고개를 갸우뚱한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여자들이 샤워를 하며 건네는 농담 속에 진실이 있다. “새 것도 언젠가는 헌 것이 된다” “모든 헌 것도 한 땐 새 것이었다” 어느 것을 선택하더라도 100% 만족스런 선택은 아니며 후회는 남을 거라는 게 <우리도 사랑일까>의 대답이다. 마고의 쓸쓸해 보이는 마지막 표정은 그래서 더욱 깊은 잔상을 남긴다.

 

※ 사라 폴리는 마고가 새로움 대신 익숙한 편안함을 선택했다고 하더라도 언젠가는 다시 그런 상황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를 이미 <어웨이 프롬 허>에서 하고 있다.

 

※ “비행기를 놓치는 건 두렵지 않아요. 비행기를 놓칠까봐 걱정하는 게 두려운 거지”

 

※ <우리도 사랑일까>는 무엇보다 미셸 윌리엄스의 섬세한 연기가 돋보이는 수작이다. 그런데 미셸 윌리엄스는 몸매를 후덕하게 만들어 놓고선 그 몸매에 어울리는 역할만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 세스 로건이 이런 드라마에 잘 어울리는 배우인지 미처 몰랐다.

 

※ 영화의 후반부를 보면서 나는 이게 마고의 판타지라고 생각을 했다. 실제처럼 촬영된 다른 부분에 비해 후반부는 상당히 에로틱한 장면을 꿈처럼 포장해 놓았다. 사랑은 판타지라는 얘기를 하고 싶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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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사랑일까(2011, Take This Wal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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