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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복잡한 감정을 어떻게 글로 다 표현할까..(스포있음)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nylh33 2012-06-08 오전 11:59:31 1200   [0]

제목이나 포스터로 봤을때는 사람들의 이목을 전혀 끌지 못하게 보인다.

영화나 다운받아 봐야지.. 하고 찾다가 이 영화를 받으려고 하니 형은 너는 b급 영화 고르는데는 소질이 있다며 뭐라했다.

난 그럼에도 내 안목을 믿고 봤고.. 정말 상상 기대이상의 영화였다.

 

큰 스토리는 해원(지성원)은 타인의 일이라면 철저히 무관심으로 대하는 사람, 일하는 은행에서 문제가 생겨 휴가차 고향친구인 김복남(서영희)이 있는 섬으로 휴가를 떠난다. 휴가차, 친구볼겸(자신의 개인적인 휴가처로 가는 목적이 더 큰듯?) 간거지만 생활하다 보니 섬의 문제점들을 보게된다. 그 여러 문제를 참고 버티던 김복남은 자신의 딸까지 손을 대는 남편을 피해 딸을 데리고 섬을 탈출하려 하지만 잡힌다. 분노한 남편은 아내를 심하게 폭행하고 그 과정에서 말리는 딸을 사고로 죽이게 된다. 이에 큰 충격을 받은 서영희는 섬 마을 사람들에게 복수를 시작한다. 이게 큰 줄거리다.

이 섬에는 문제가 참 많다.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자신의 아내를 아무렇지 않게 폭행하는 남편, 폭행뿐만 아니라 심한 인격모독 및 인간이하의 대접을 한다. 예전 조

선시대에도 이렇게는 안 하지 않았을까 싶을정도로.. 게다가 자신의 동생이 자신의 아내와 성관계를 하는것도 알

면서 넘어가고 자신은 섬 밖에 있는 창녀를 데려다가 욕정을 해결한다. 자신의 아내랑 방 하나를 사이에 두고..

 

문제는 이 섬에 사는 몇 안되는 인간들중에 제일 연로하신 할머니. 이 사람이 제일 문제다. 대빵할머니는 이 섬에

사는 남자 2명. (만종,철종, 그 풀뜯어 먹는 할아버지는 제외하고)에게 엄청난 우대를 해준다. '역시 남자가 있으니

편하네' '남자들이 오면 다 해결이 된다'  등등의  지금 시대와는 안 맞는 생각을  몇 안되는 섬 사람들에게도 주입

시키고 그 섬 사람들도 이 할머니의 생각이면 다 동조해버린다. 대빵 할머니의 대사중에 '법이란 사람이 사는 환경

에 따라 달라진다..' 뭐 이런식의 대사가 있다. 대빵 할머니도 이 섬에서 산지 몇 십년이 됬고 그때의 환경은 지금

섬 상황보다 훨씬 안 좋았을 것이다. 자신이 이런 대우를 받았으니 세월이 변해도 약간의 보상심리랄까.. 안 좋은

악폐습,문제점들을 개선하려 하지 않는다. 아니 어쩌면 이 할머니도 모르는것일지도 모르겠다. 섬 밖으로는 나가

본적이 없고 섬 바깥에서는 어떻게 사회가 바뀌어가고 있는지를 모르는 것이다. 자기가 나이를 먹고 세월이 지나도 바깥의 소식을 접하지를 않으니 바꿀생각조차 못하는것일지도..  

 

여자가 교육을 받아서 뭐하나. 교육 받고 똑똑해지면 섬 밖으로 도망가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섬에 있는 여자들

은 교육을 받으면 안된다.마을 사람들에게는 이런 식의 생각이 아예 기정사실인것처럼 인식되어있다.그렇기에 이

영화에서 나오는 제일 어린 김복남의 딸도 3학년(?)인가 됬는데도 학교를 못 가고 그냥 혼자 커버린다. 제대로 된

교육도 받지 못하고 안 좋은 환경에 노출이 된 이 어린딸은 다 듣고 보고 자라고 있는 것이다.엄마가 아빠에게 수

시로 맞고, 아빠에게 성적 폭행,추행을 당하고(이건 영화에서 확실히 나온건 아니지만 내 추측) 그러다가 아빠에게 더 사랑받기 위해 화장을 하고 자신을 꾸미는 등 일반 초등학교 3학년이 자라는것과는 아주 다르게 커버리는 것이다.

 

 

위에 말한거는 섬의, 섬 사람들의 문제점이라면 또 다른 문제는 '타인에 대한 무관심', '방관' 혹은 '불친절'이다.

아마 이 단어들이 영화의 핵심 키워드이지 않나 싶다. 김복남의 유일한 친구이자 섬 외부인인 해원은 영화 초반부

터 타인에 대한 방관적인 모습이 나온다. 어느 여자가 남자들에게 폭행당하는 모습을 보고, 그 여자가 자신에게 도

움을 요청하지만 이에 모른척해버린다. 경찰서에서도 목격자로 진술할때 정말 무성의 하게 진술하고 ,피해자의 가

족이 도움을 요청하지만 이마저도 외면해버린다. 자신에게 어떻게 불이익이 돌아올지 모르기 때문에..

 

이런 태도는 섬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김복남의 딸이 사고로 죽게될때도 이 현장에 해원은 있었고 사건을 목격했다. 하지만 경찰이 섬에 와서 복남의 딸

이 죽은 정확한 경위를 알려고 할때도 자신은 그 현장에 없었다고 말해버린다. 자신의 친구인 김복남이 진실을 말

해달라는 눈빛을 애절하게 보냄에도 불구하고.. 이 장면에서 해원이 조금만 용기를 내서 진실을 말했더라면 김복

남이 살인마로 바뀌는 상황까지는 안 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복남을 제외한 섬 마을사람들은 이미 무언의 합의

로 남편이 범인이 아닌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고.. 유일한 친구마저도 자신의 편을 안들어주니.. 정말 돌아버릴수밖에 없는 거다.

 

내가 만약 저런 해원의 상황이었다면 난 어떻게 행동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너무 무서울것 같다. 자신

의 친구가 안 좋은 환경에서 학대받고 있지만.. 내 작은 행동이 섬 마을 사람들을 바꾸고 납득시킬수 있을까..?

내 신변에 위협이 가해지는것은 뻔한데 그걸 알면서도 대담하게 행동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계속 들고, 나도

해원같은 방관자의 입장으로 살아온게 아니였나 하는 많은 생각이 들었다.

 

아. 영화 보고 바로 생각나는 대로 쓴건데 쓰고보니 내 생각을 글로 이렇게 밖에 표현을 못하는게 답답하다. 훨씬 더 많은 생각, 느낌이 드는데 표현을 다 못하겟다 ㅜㅜ

잔인하것도 엄청 잔인했고 왠만한 공포영화,스릴러영화보다 몰입했다. 살면서 셀 수 없이 많은 영화를 봤는데, 이렇게 한 영화에 대해 긴 글을 쓴것도 처음이다. 그만큼 인상적이었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추천해야겠다.(많이 잔인하긴 하지만 ㅜ)

 

정말 잘 만든 영화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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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2010, Bedevilled)
제작사 : 필마픽쳐스, (주)토리픽쳐스 / 배급사 : 스폰지
공식홈페이지 : http://kim_boknam.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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