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처음 영화 시작 장면이 참 마음에 들었다. 어렸을 때 난 두어번 그런 장면을 본 적이 있다.
초등학교 4-5학년 때 여름이 되어 방학이 되어 할머니집에 갔을 때와 외가댁에 갔을 때 너무나 청명한 하늘과 맑은 공기와 따사로운 햇살에 채소잎에서 보석과 같은 반짝이는 빛살을 본 기억을 말이다..
근데 할머니의 삶이 참으로 안타까움을 느낀다. 자신의 무지보다도 모든 고통이 자신으로 인해 그렇게 되었다고 스스로를 아시고 계시고
또 주변에서 그렇게 고통을 주기 때문이다.
평생을 고생만 하시고 전혀 즐거움도 없이 사시다가 그렇게 평생을 고생만 하시다가
그렇게 이 세상을 떠나는 삶.. 항상 당하시고 부엌에서 식사를 하시고 무시를 당하시면서 묵묵하게 가족의 울타리로만 자신의 무한한 희생을 하시는 게 우리네 어머니요 할머니의 삶이셨던 거 같다..
남편 잡아먹고 생떼같은 자식도 잡아먹고... 얼마나 사랑한 남편이고
또 자신보다 오히려 더 소중한 존재인 자식일지니..
극중에 7살 아이가 자면서 허우적거리는 꿈을 보여주는데 그게 죽음의 강인 줄을 나도 영화에서 할머니의 말씀으로 알게 되었다. 어렸을 때 나도 그런 강을 참으로 많이 허우적거리는 꿈을 꾼 거 같기 때문이다.
근데... 백호가 나오는 그 무서운 길을 아들 손을 꼬옥 잡고
그렇게 몇 십년을 무사히 건너셨다구요?
부디 남은 생애동안 그 7살 손녀가 할머니를 잘 모셔서 할머니가 부디 마지막 남은 생애라도
좋은 세상을 보셨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죽은 자식의 마지막으로 남긴 글을 읽기 위해 학교에 입학을 하셨고 자식은 어머니의 글을 모르심을 알고 사진으로만 보냈었고... 7살 아이가 할머니가 처음 등교하는 날
자신의 가방에다 연필을 예쁘고 깎아 할머니의 공부하는 걸 마음으로 응원까지 하구..
. 밤에 이불에 오줌을 싸서 소금을 꿔러 가는 장면... 나도 꽤 나이를 먹고서 소금을 꿔러 갔다고 하는데..
(전혀 기억이 없으니...)
나는 우리 할머니가 30여년을 혼자서 사시다가 가셨음을 안다.. 지금 좀 늦은 나이지만 결혼을 안 하면 모를까 하게 되면 최소한 나의 아내보다는 하루라도 더 오래 살았으면 한다.
어머님께도 좀 더 효도를 해 드리고 싶고... 돌아가신 할머니에 대한
그게 내가 해 드릴 수 있는 전부이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도 하늘나라에서
할머니가 그러길 바래실 거 같기 때문이다.
할머니 올해 제사때는 산소에도 한번 찾아뵐께요..
블랙인데도 좋은 영화를 보게 해 준
김혜연님께 참으로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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