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를 뒤흔들 초특급 4부작 시리즈의
새로운 시작 <헝거게임 : 판엠의 불꽃>
따로 말씀 안드려도, 금주 미국 박스오피스 1억 5천5백만불의 초특급흥행! 2600만부를 팔아치운 원작의 힘 등으로 인해 <헝거게임>의 위력과 기대도가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었다. 그 마법의 뚜껑이 드디어 열렸다. 그 진가는 역시 볼거리적인 재미가 아닌 설정과 이야기에서 오는 처절한 비극성과 메시지성에 있었다.
누가 가녀린 이 아이들을
생존 게임에 밀어넣었는가?
영화 2시간 20분 중 전반 1시간은 인물소개와 이야기 배경을, 후반 1시간 20분은 '헝거게임의 돌입과 전투'로 영화는 명백하게 드라마 & 액션으로 구분하였다. 초반 드라마만 보면, 이 영화의 흥행요인은 역시 '화려하고 대단한 볼거리'에 있지않음을 알 수 있다. 사실 이 부분은, 영화 후반까지 가더라도 공통적인 생각이다. 이 8천만불의 작품이 미국에서 대단한 흥행을 한 것은 역시 '볼거리'에 있지않았다. 특이한 설정과 이야기, 그것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성에 있었다.
12개 구역으로 이루어진 독재국가 '판엠'이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만든 생존 전쟁이 바로 '헝거게임'이다. 일년에 한번 각 구역에 두 명을 선발하여 살아남는 게임. 확실히 예전에 나온 일본영화 <배틀 로얄>이 어느정도 생각난다. 하지만, 원작자 수잔 콜린스는 9년에 한번 소년 소녀의 무리를 죽음의 미로로 보내 괴물 미노타우르스와 싸우도록 했다는 고대 그리스 신화 '테세우스'에서 영감을 얻어 '헝게게임'을 만들어냈다고 한다.
이 영화는 앞에서 말했듯이 영화의 재미가 '볼거리'에 결코있지않다.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듯한 판타지느낌이지만, 오히려 과거적인 느낌이 많이 나는 세트와 배경, 의상 등을 택했다. 판엠의 수도인 '캐피톨'은 괴상한 복장과 기괴한 색감을 지난 상류층 인간들로 채워져있고, 그와 구분되게 끌려온 12구역의 사람들은 우리와 같은 복장과 외모이다.
그렇다면, 이 '헝거게임'이 단순히 재미에 치중하지않고, 우리에게 전해주는 것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떠오른 건 바로 '리얼리티 쇼에서 얻어지는 관음증적인 모습과 그로부터의 언론매체의 조작'이 느껴진다. 극 중 <헝거게임>을 만든 이들은, 부가 넘쳐나는 '캐피톨'의 상류층 인간들이다. 그들이 '재미'와 '볼거리'적인 요인, 그리고 그들의 '체제 유지'를 위해 만들어낸 것이 바로 '헝거게임'.
그들은 도대체 왜 가녀린 어린 아이들을 이 서로 죽이고 죽여야하는 생존게임 안에 집어넣었는가? 어른들도 아닌 아이들을 말이다. 세계적으로 열풍현상이 불고있는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들. 국내에서도 최근 보여지고 있는, 아이들과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하고있는 오디션 프로그램들은 바로 이 '헝거게임'하고 많이 겹쳐진다. 어른들의 손에 의해서 아이들의 꿈을 저당잡아 했다면, 영화에선 아이들의 목숨을 담보로 게임을 하는 것뿐이다. 인간에겐 꿈이나 목숨이나 못지않게 중요한 것들. 누군가들의 재미와 체제유지를 위해 꿈과 목숨을 저당잡아 펼쳐지는 생존게임, 현실과 다를 바 없다.
리얼리티쇼의 관음증과 연출,
그리고 세상에 놓여진 10대들의 고민을 생존게임에 밀어넣다.
재밌는 건, 바로 헝거게임의 '연출'에서 나온다. 그들은 프로듀서와 같은 인물에 의해서 이 '게임'을 이루어나간다. 하지만, 그들은 '연출'을 해간다. 마치 관객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스폰서가 붙기위해 화려한 쇼맨쉽도 있어야하고 가쉽거리도 만들어내야하며, 슬프고 애절한 사연도 있어야한다. 바로 '연출'이다.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지않은가? 보이는 전부가 그대로가 아닌, 우리의 관음증적인 '리얼리티쇼의 행태', 그것이 바로 헝거게임이 비추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다.
그 다음으로는, 이 타겟을 10대 틴에이저로 설정했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10대들의 문제가 커지고 있을 무렵, 그들의 속마음과 행태를 이 '헝거게임'에 제대로 투영했다. 주인공인 '캣니스'는 10대 소녀로써의 불안한 심리와 함께 강인한 체력과 심성, 사냥솜씨 등을 가지고있다. 하지만, 그에 상대되는 적들로 규정되는 다른 참가자들은 그저 이 '살육게임'에 익숙해져있다. 일말의 죄책감도 없다. 그 안에서 살아남기위해 키워가야하는 '능력'과 '연출적인 쇼맨쉽', 10대 청소년들의 문제와 리얼리티 쇼같은 우리네 행태가 제대로 담겨져있다.
영화는, 생각보다 볼거리가 그렇게 많지는 않다. 하지만, 한번 보기시작하면 이 '죽음의 게임'에 동참할 수 밖에 없다. 마치 극 중에서 이 '헝거게임'을 지켜보는 사람들처럼, 우리 관객도 똑같이 되가는 것이다. 그 안에서 아이들은 어른들의 이기심과 욕심에 이끌려 그들의 목숨을 저당잡혀 '쇼'를 펼쳐야한다. 돈 많은 어른들을 위하여. 아이들은 왜 계급차와 어른들에 의해서 그렇게 죽음의 전쟁에 놓여져야하는가? 우리 현실에서의 모습에도 비유가 된다.
<헝거게임>만의 매력점과
NEW 프랜차이즈물로써의 새로운 가능성
<헝거게임>이 이전의 시리즈물의 시작점에서부터 다른 점은 확실한 설정과 이야기에서부터다. 강인한 여성을 표현해내기위해 '캣니스'역의 '제니퍼 로렌스'는 <윈터스 본>의 모습과 같이 최고의 적역이었고, 그 밖의 그렇게 유명하지않은 배우들로 적재적소에 쓴 설정은 영화가 제작비만 커서는 절대 볼만하지않다는 것을 다시금 알려준다.
영화가, 미국에서 첫주에만 1억5500만불이라는 초특급 흥행을 한 점에 원작팬들과 미국팬 외에 국내팬들에게는 살짝 의아해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원동력이 영화에 있음은 확실하다. 허투루 만들어지진않았다. 아쉬움으로써는, 영화가 여름에 나오는 초특급 블럭버스터들처럼 뛰어난 볼거리와 화려한 재미에 있지않음으로써, 기대하고 살짝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이지만, 영화의 흡입력과 가슴을 옥죄는 강약조절과 감정의 전달은 꽤 좋은 편이다.
이 <헝거게임>이 그저 오락영화로써만 다가오지않은 점은, 새로운 시리즈물의 시작점으로써 매우 마음에 드는 편이다. 영화가 가진 비극성과 처절함은 영화에 몰입하게 만드는 큰 요소이다. 하지만, 역으로 왜 이 여린 아이들이 그 '헝거게임'에 놓여질 수밖에 없는지를 다시금 생각한다면, 그저 즐기고 지나갈 수만은 없을 것이다. 영화의 설정과 간혹 보여지는 잔인함은 직접 피를 보여주고, 난도질하는 부분이 없어도 꽤나 잔인하게 느껴진다. 일단 아이들끼리 서로 죽여야한다는 설정부터가 잔혹할 수밖에 없다. 그저 즐길 수만은 없는 이유다. 그래도 독특한 설정의 시리즈물로써의 시작을 잘 알린 것 같다. 재미가 아닌, 이야기와 설정에서 오는 의미성까지 생각한다면 꽤 즐길만한 새로운 프랜차이즈물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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