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발한 아이디어란 생각이 들었다. 최근 하루 자살이 두 자리 숫자인 것 같은데 미국이라고 예외는 아닌 듯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살 영화 하면 생각나는 영화는 많지 않은데 이 영화가 아마도 그런 류에 포함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기 전에 말이다. 그러나 난간 위에 아슬아슬하게 버티면서 한 남자는 결코 죽을 수 없다는 듯 여러 가지 액션은 물론 다양한 작전까지 구사한다. 어느 순간 관객들 모두는 그가 죽기 위해 난간에 올라간 것은 아니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 이제 그의 모험은 시작된 것이다. 영화 속의 Plot은 흥미로웠다. 과거 어느 영화의 한 장면이 생각난다는 사람도 있지만 그건 그때일 뿐이고, 설사 베꼈다고 해도 그린 큰 문제는 아닐 것이다. 어차피 그런 일은 영화계에선 다반사일 것이고 보다 좋은 영화를 만들기 위한 고육책 정도로 생각해도 될 것이다. 사실 영화의 긴장감만 높일 수 있다면야 나쁠 것도 아니다. 자본주의의 생래라고 해두자. 복잡한 코드와 나름대로 악당을 궤멸시키고자 하는 정의로운 음모, 그리고 억울함을 해소하고자 하는 몸부림, 그리고 그런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끌어들인 미모의 여성경찰 등 액션 영화로서의 흥행코드는 다 갖고 있었다. 하지만 액션은 모르겠지만 언제나 감정 표현에 있어서 그다지 호감을 갖게 해주지 못하는 주인공 샘 워싱턴 (닉 캐시디 역)은 특유의 무표정한 얼굴로 나와 긴장감을 좀 떨어뜨리는 경향이 있었다. 강한 남자의 모습이 강점이지만 극적 흥미는 제대로 끌어주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리 많지 않은 액션에서 나름대로 뭔가를 보여줬다. 그만한 액션배우도 없는 현실이라 조금 길지 못한 것이 유감이다. 그런데 이 영화, 결국 불법으로 불법을 응징한다. 역시나 미국 자본주의의 핵심을 제대로 짚는다. 사실 방법이 없으니 이렇게라도 해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이 착한 나라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사실 미국이 마냥 착할 리도 없으니 한국의 재벌 같은 인간들도 미국엔 넘칠 것이다. 영화 속의 악당은 돈도 많고 돈이면 무슨 짓이라도 할 그런 인간이다. 확실히 자본가들의 이미지는 매우 안 좋다. 미국사회에서 자본가 모습을 보니 한국 재벌들의 이미지가 겹친다. 또한 자살하려는 사람에 대한 뉴욕시민들의 태도는 다양하지만 괜히 귀찮은 일이 생겼구나 하는 모습들이 특히 눈에 띈다. 죽음이 다반사인 시대이다 보니, 그리고 자살도 하도 많이 듣다 보니 직접 실물을 구경하는 묘미에라도 빠졌는지 사람들의 모습에서 서커스 묘기 구경하듯 하는 이들이 보였다. 경찰 역시 매우 사무적으로 일을 처리하고 있고, 어서 일이 끝나 꽉 막힌 거리가 풀어지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다들 자기 일이 아니니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속의 악당은 물론 영화에서 나오는 액스트라들의 모습들은 매우 유사한 것들로 넘쳐난다. 내 일이 아니라면, 그냥 지나치던가 대충 어서 끝나고 내 갈길 가고 싶은, 즉 너무 개인주의적이다. 좀 더 가면 이기주의로 빠질 위험도 있을 것이다. 하긴 주인공 역시 도시민들을 피해주면서 자신의 일을 처리하려고 했으니 누굴 욕할 것도 없다. 오십보백보인 것도 같다. 하지만 정말 영화 속의 그런 모습이 우리들의 모습이라면 매우 서글플 것 같다. 누군가의 죽음이 그냥 구경거리거나 어서 빨리 끝나줬으면 하는 정도의 귀찮은 일 정도로 여겨진다면 말이다. 죽고 싶지 않다. 그래서 목숨을 건 도박을 한다. 하지만 그런 위험한 도박을 바라보는 시선은 참 냉정하다. 우린 그렇게 그런 곳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정말 술 한잔이 기다려지는 순간이었다. 영화 끝나고 난 시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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