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문단에 결말 스포일러 존재합니다!
뭐, 사람이 가장 공포를 느끼는 높이가 11M라고는 하지만... 사실 높은 곳이 무섭기는 다 똑같죠^^;; 더군다나 서 있는 곳이 좁다면 '혹시 떨어지진 않을까'하는 마음에 그 공포는 더욱 커질텐데요. 이 원초적인 인간의 공포심을 자극하는 영화가 등장했습니다. 바로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한 고공 작전을 펼치는 한 전직 경찰을 소재로 한 영화, <맨 온 렛지>입니다.
이 영화는 한 남자('닉 케서디')의 자신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한 '작전'이 중심소재가 되는 '하이스트' 영화인데요. 다만 이 영화는 보통 하이스트 영화와는 다르게, 사건을 계획하는 장면없이 시작부터 잠깐 동기만 보여주고 바로 작전수행에 돌입해주는 덕분에 영화의 속도가 초반부터 꽤 빠릅니다. 여기에 이 남자가 난간 위에 서 있는 이유에 대한 궁금증이 더해지면서 몰입도도 좋은 편이죠. 이 속도와 몰입도는 초반부가 지나 이 남자의 계획(자살 소동은 눈속임!)이 드러난 뒤에도 이어집니다. 나름 치밀하게 준비했지만 그래도 어설픈 '닉 케서디'의 동생 커플이 다이아몬드를 훔치는 과정과 이들을 도와주기 위해 온갖 임기응변을 다 동원하는 '닉 케서디', '닉 케서디'를 저지하려는 경찰들과 사건의 비밀을 알고 싶은 '리디아'와 그녀의 동료, 그리고 '닉 케서디'를 바라보는 군중들을 잘 엮어내면서 긴장감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잘 가던 영화는 결말부분에서 한순간에 무너집니다. 100분여동안 이끌어 온 이야기를 단 5분정도만에 마무리지어버리는 어이없는 실수를 하고 마는데요. 몇 년 동안 '닉 케서디'를 괴롭혔던 절도 혐의가 순식간에 벗겨지는가 하면, 그를 음모에 빠뜨렸던 주요 인물들에 대한 처리도 미흡한 상태로 영화를 끝내버리고 있었습니다. 특히 영화 내내 '정의'라는 화두를 은근슬쩍 계속 던져놨기에 그것에 대한 어떤 의미도 주지 못하고 끝내는 미흡한 뒷처리는 상당히 당황스러웠고, 또 아쉬웠네요.
이 영화는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중 한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을 떠올리게 합니다. 실제로 영화 내에서도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에서 많이 보던 액션장면들도 조금씩 들어가있는데요. 물론 액션의 스케일이나 박진감등이 <미션 임파서블>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미션 임파서블>이었으면 30분정도로 끝났을 사건을 100여분 끌어오면서도(그것도 계획을 하는 장면도 없이) 긴장감과 속도감을 놓치 않았던 점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던 작품이었네요. 주로 작품성있고 진중한 영화가 많이 개봉하는 2월, 이 영화와 함께 아무 생각없이 110분을 보내는 것도 나쁜 선택은 아닌듯합니다.
+ 시간은 정말 훅훅 지나가네요! 킬링타임용으로 제격!
++ 스틸컷만 봐도 높이가... 어휴...
+++ 사진은 언제나 네이버 영화 출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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