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쫓는 아이 (2011)
星を追う子ども Children who Chase Lost Voices from Deep Below
이 쯤 되면 더 이상 만화는 만화가 아니다.
미야자키 하야오만 있는 게 아니라, 신카이 마코토도 있음을 알게 되었다.
제국주의 전범인 나라, 방사능으로 덮힌 나라 그들 또한
인생에 대하여 나와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존재일 뿐임을 확인하게 된다.
우리는 누구이며 왜 여기에 있는가에 대한 근원적이며 철학적인 질문이
이 '별을 쫓는 아이'라는 애니메이션 속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인물들의 대사 한 마디 한 마디에 원작자의 세계관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과연 우리는 왜 여기에 있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아무도 속 시원히 대답해 줄 수 없는 이 질문에 대한 고민을
‘아가르타’라는 환상의 세계를 도구로 삼아 풀어내고 있었다.
아가르타는 지하세계이며, 지상세계인 현 세계와의 대립과 단절을 경험한 채로 존재하고 있었다. 아가르타에 속한 한 소년은 아가르타의 운명보다 자신에게 도움을 준 지상세계에서 온 주인공을 돕다가 이런 말을 듣게 된다.
“아가르타에도 지상에도 속하지 못하는 니가 편히 쉴 곳은 없을 거다. 넌 영원히 떠도는 삶을 선택한거야.”
이 대사가 나 마음을 후벼 팠다. 지금까지 나는 이 세계에 대하여 너무 쉽게 속단해 버린 것인지도 모른다.밝혀지지 않고 오직 추측할 수밖에 없는 미지의 이 세계에 대한 새로운 여행을 하기 시작한 나에게 쉴 곳이 없는 떠돌이의 삶을 선택한 것임을 말해주는 듯했다.
그 외에도 한 편의 문학과 같은 이 영화는 죽음의 이별에 대하여 고민을 한다.
역사는 이어지고 새로운 인생으로 채워지고 있지만 내 기억 속에 존재하는 그 사람은 대체할 수 없는 의미다. 그래서 이별은 아프다.
인간은 이 죽음과 이별에 대하여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그러나 인간은 이별을 받아들이고 살아가야 한다.
그것은 인간에게 주어진 저주이자 선물이다.
나는 그것이 고단한 인생에 대한 안식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별에 대한 고뇌는 삶의 외로움과 고독에 닿아 있다.
하지만 이 외로움과 고독은 새로운 만남의 여행에 대한 의지에 힘을 가져다 준다.
엔딩곡의 가사로 짧은 리뷰를 마친다.
"그대를 사랑하게 된 순간부터 이 여행은 시작되었지. 그대 없는 세상을 향해 Hel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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