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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특유의 스산한 스릴러... 밀레니엄 제1부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ldk209 2012-01-10 오후 1:23:49 10975   [3]

 

북유럽 특유의 스산한 스릴러... ★★★☆

 

한 기업과 벌인 명예훼손 소송에 패소한 밀레니엄의 기자 미카엘 블롬크비스트(미카엘 니크비스트)는 스웨덴의 대재벌 방예르 그룹의 헨리크 방예르(스벤 버틸 타웁)로부터 40년 전에 실종된 조카 하리에트 사건을 조사해 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40년 전 사진 등 자료를 단서로 조사를 시작한 블롬크비스트는 자신의 컴퓨터를 해킹하고 있던 천재해커이자 보안회사 직원인 리스베트 살란데르(노미 라파스)와 팀을 이뤄 점점 사건의 실체에 접근하게 된다. 누군가 이들을 상대로 위협을 가하는 가운데, 이들은 방예르 가문에 드리워진 어두운 역사의 한 가운데로 진입해 들어간다.

 

스티그 라르손의 소설 <밀레니엄> 3부작 중 1부를 영화화한 <밀레니엄 제1부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이하 <밀레니엄 1부>)은 북유럽 특유의 스산한 분위기가 지배하는 스릴러로서 이야기의 짜임새라든가 재미 면에서 손색없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꽤 오래 전에 원작을 읽어 세세한 부분까지는 다 기억나지는 않지만, 대체적으로 영화는 원작을 아주 충실하게 재현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영화가 원작을 재현하는 방식은 ‘블롬크비스트가 왜 슈퍼 블롬크비스트로 불리게 됐는지, 블롬크비스트와 밀레니엄 편집장과의 오래된 인연 및 공개된 불륜 관계, 블롬크비스트와 세실리아와의 관계, 리스베트 살란데르의 직장생활 등’ 어떻게 보면 산만할 수도 있는 개인사라든가 일부 불필요한 요소들을 삭제하고 하리에트 실종 사건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리스베트 살란데르가 어릴 때 차에 탄 아버지를 불태우는 장면을 몇 차례에 걸쳐 보여준다든가 요양원에 있는 어머니를 찾아가는 장면처럼 1부엔 불필요할 수도 있지만, 3부작 전체를 염두에 둔 장면들도 눈에 띈다.

 

아무튼 사건에만 집중함으로서 영화는 원작을 읽지 않아도 충분히 그리고 수월하게 이해하기 쉽다는 장점을 취득했으며, 이로 인해 152분이라는 꽤 긴 상영시간에도 불구하고 스크린에의 몰입도를 높여주고 있다. 다만, 원작이 가지고 있는 여성 혐오, 나치즘, 인종차별 등 방예르 가문을 대표로 하여 내세운 스웨덴 역사에 드리워진 어두운 그림자, 역사에 대한 무게감은 많이 가벼워진 느낌이다.

 

사실 3부작 전체를 놓고 보면, 이 얘기는 국가권력이 안보, 국익이라는 이유로 한 개인의 인권을 오랜 시간동안 폭력적으로 침해한 사건을 주로 다루고 있으며, 도입부라고 할 수 있는 1부에서는 리스베트 살란데르가 방예르 가문의 사건-여성혐오, 폭력, 강간-에 대해 왜 그토록 분노하고 폭발하는 것인지 구체적인 이유를 말해주지는 않는다. 그렇더라도 1부는 그 자체만으로도 완결성이 높다. 반면 소설은 2부, 3부로 넘어가면서 분위기는 점점 어두워지는 가운데, 이야기는 더 산만해져 가는 경향이 있으며, 너무 쉽게 단서들이 주어진다든가 하는 단점들이 눈에 띄기도 한다. 그런데 왜 그런 것인지 이유를 이 영화가 개봉한 이후에 알게 되었다. 알고 보니, 스티그 라르손은 <밀레니엄> 10부작을 염두에 두고 4부작을 쓰던 중 사망했으며, 사후 원고를 발견해 3부작으로 발행했다는 것이다. 그러니깐 사실 3부작도 작가가 추후 전체적으로 정밀하게 다듬는 과정이 배제된 채 선을 보이게 됐음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밀레니엄 제1부>는 영화만이 줄 수 있는 매력이 그득하다. 특히 오래된 사진을 이어 붙여 동영상처럼 만들어 단서를 찾아내는 과정 등은 소설보다 훨씬 매력적이다. 사실 가장 아쉬운 건, 이 영화의 개봉 시점이다. 바로 일주일 뒤에 데이비드 핀처 감독이 연출한 헐리웃 리메이크 버전이 개봉한다는 점이다. 아무래도 여러 가지 면에서 헐리웃 버전에 더 많은 관객의 발길이 몰릴 것은 너무 뻔해 보인다. 좀 더 이른 시점에 개봉했더라면 지금보다는 더 많은 관심을 받았을 것이다.

 

※ 이처럼 재미있는 대중 오락영화마저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 유럽영화는 예술영화 취급을 받게 된다.

 

※ 분명 주인공은 블롬크비스트이지만, 역으로서의 매력은 리스베트 살란데르에게 쏠리는 감이 있다. 하긴 워낙 특이한 캐릭터이고, 특히 어디로 튈지, 언제 폭발할지 모른다는 점에서 더 매력적인 것 같다. 더군다나 자신이 당한 혐오스런 범죄를 그대로 되갚아주는 방식에 속이 다 후련해진다.

 

※ 블롬크비스트를 연기한 미카엘 니크비스트는 <미션 임파서블 : 고스트 프로토콜>에서 미치광이 과학자 헨드릭스로, 리스베트 살란데르를 연기한 노미 라파스는 <셜록홈즈 : 그림자 게임>에서 집시 여인 심으로 출연해 비슷한 시기에 흥행 대결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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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제1부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2009, The Girl with the Dragon Tattoo / Millenium : Part 1 - Men Who Hate Wo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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