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란의 도가니 자애학원.. 그 가슴 아프고 속터지는 이야기..
2005년 벌어진 광주 인화학교사건을 다룬 영화 '도가니'..
그 가슴 아픈 이야기를 오늘(17일) 대구 칠곡씨너스에서 유료시사회로 보고 왔습니다..
영화를 보고나서도 제목을 '도가니'로 한 이유를 몰랐었는데..
리뷰를 쓸려고 검색을 하다가 발견한..
"무진의 자애학원이라는 곳이 우리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 태연하게 벌어지는 광란의 도가니라는 뜻으로 지으신것 같습니다.."
라는 황동혁 감독의 인터뷰를 보고나니 백배천배 공감이 되더라구요.. ㅠㅠ
도대체 무진 자애학원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진걸까요??
얼마나 끔찍한 일이길래 '광란의 도가니'라고 묘사한 것일까요??
그 가슴 아프고 답답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광기에 물든 자애학원, 어른을 믿지 못하는 아이들..
대학 졸업 후 변변한 직업 한 번 가진적 없이 그림에만 몰두해오던 인호(공유)..
대학시절 은사의 소개로 무진의 자애학원이란 청각장애학교에 미술교사로 근무하게 됩니다..
첫 출근부터 학교발전기금이라는 명목으로 5천만원을 요구하는 자애학원..
이런 학교를 과연 다녀야 하는지 고민하는 인호이지만..
세상 사람 모두 눈 닫고.. 귀 닫고.. 입 닫고.. 그렇게 살아간다는 인호모의 말데로 현실에 순응하기로 하죠..
하지만 첫 수업에서부터 아이들의 이상한 분위기를 느낀 인호..
다른 선생님들에게 물어보아도..
"몸이 아픈 아이들은 마음도 아프기 마련이에요.."
라는 이야기만 전해들을 뿐이죠..
그러던 어느날 퇴근중에 창틀에 위험하게 앉아 있는 유리를 발견하게되고..
유리가 안전해진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돌아선 인호를 잡아끄는 작은손..
그렇게 자애학원의 추악한 비밀이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ㅠㅠ
인호가 그려준 자신의 초상화 스케치 하나에도..
사진처럼 세상에 둘도 없는 해맑은 웃음을 보이는 유리..
저런 아이를 추악한 어른들이 수십수백차례 짓밟아 왔다고 생각하니..
저도 모르게 당장이라도 저들을 찾아가 때려죽이고 싶은 심정이 되더라구요.. ㅠㅠ
사람의 짓이라고는 상상할 수도 없는 그 추악한 전말..
유리의 조그마한 손에 이끌려 인호가 향한 곳은 자애학원의 음침한 지하실 입구..
지하실의 문을 열고 들어간 인호는..
연두라는 아이의 머리채를 잡은체..
돌아가고 있는 세탁기에 머리를 쑤셔박고 있는 광기에 가득찬 한 여자를 보게됩니다..
놀란 마음에 일단 연두를 병원으로 옮기고 보는 인호..
우연히 알게된 인권협회 간사 유진(정유미)에게 연두를 부탁한 다음날..
유진에게서 연두가 쓴 교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쪽지를 건네받게 됩니다..
그 쪽지로 인해 연두뿐만이 아니라 유리, 민수등 다른 아이들도..
수년간 교장, 행정실장, 박보현 선생등에게 성폭행을 당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 두 사람..
두 사람은 이 불쌍한 아이들을 위해 이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기로 결심합니다..
저렇게 갸냘픈 아이의 머리를 인정사정 없이 세탁기 속에 집어넣으면서도..
"내 남자한테 꼬리치면 죽여버릴꺼야.."라고 말하는 여자..
도대체 사람이란 존재는 어디까지 추악해 질 수 있는걸까요.. ㅠㅠ
도저히 인간같지도 않은 저 사람들은 수년전부터..
돌봐줄 변변한 가족이 없는 아이들만 골라 시도때도 없이..
자신들의 추악한 욕정을 해결해 온것이죠.. ㅠㅠ
청각장애학교의 교장과 행정실장이면서도 수화 한마디 할 줄 모르는 인간들..
교장이 할 줄 아는 유일한 수화는..
"다른 사람한테 말하면 죽여버릴꺼야.."
이 한마디뿐..
하아.. 리뷰를 쓰면서도 분노에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네요.. ㅠㅠ
돈과 권력에 의해 뒤흔들리는 더러운 현실..
인호와 유진은 아이들의 진술을 녹화해 시청, 교육청, 경찰등..
그들이 하소연할 수 있는 모든곳을 찾아다닙니다..
하지만 자애학원 교장의 인맥과 돈에 휘둘려..
자신들의 관할이 아니라는 핑계로 서로 미루기만 하는 공무원들..
수사지시가 내려오지 않아 수사를 못한다는 경찰..
수사를 차일피일 미루며 사건을 무마하려는 검찰..
누구하나 이 가엾은 아이들의 편을 들어주지 않습니다.. ㅡㅡ++
영화라서 좀 더 노골적으로 표현이 된거겠지만..
새삼 세상이 돌아가는 더럽고 불쾌한 논리를 보게되어서인지..
정말 가슴이 답답해지더라구요..
세상에 정의란 있는걸까요??
방송국이 개입하고 나서야 시작된 수사와 재판..
하지만 이마저도..
사람이란 존재가 얼마나 돈과 권력 앞에 나약한 존재인지를 깨닫게 해줄뿐입니다..
겨우 자그마한 서류 가방 하나만큼의 현금에..
자신의 손자들을 성폭행하고 결국 한명을 죽게끔 만든 남자를 용서해주는 할머니..
그렇게 끔찍한 일을 겪고도 해맑게 웃기만 하는..
그런 천사같은 딸을 성폭행한 남자의 고소를 취하하는 아버지..
그렇게 가족들마저도 이 아이들의 상처를 보듬어 주고..
그 아이들이 흘리는 눈물을 닦아주려 하지 않습니다..
결국 기각의 위기에 처한 재판..
그 위기에서 인호와 유진이 찾아낸 결정적 증거!!
과연 저 추악한 인간들은 정당한 죄값을 받을 수 있을까요??
실제 사건에 관련된 기사를 검색하던중 발견한 한겨레신문의 기사입니다..
영화 속 판결과는 차이가 좀 있긴 하지만..
사실 가만히 들여다보면 별반 차이가 없네요..
'도가니'는 영화적 재미를 위해 보실만한 영화는 아닙니다..
기존에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
특히 피해자나 유가족이 아직 생존중인 실화를 다룬 영화들의 경우처럼..
웃음기는 쏙 빠진체 시종일관 진지하고 무겁게 진행되기 때문이죠..
하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아이들의 눈물에 가슴 아파하고..
추악한 어른들의 모습에 분노하게끔 하는..
그런 힘은 분명히 있는 영화였습니다..
이 영화를 통해서 저들이 정당한 죗값을 받도록 위원회가 출범했다고 하니..
이번엔 제발!!
저 아이들이 계속해서 해맑게 웃을 수 있도록 제대로 된 판결이 나왔으면하고 바래봅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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