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해 해소되지 않는 갈증을 풀고자 자주 들리는 무비스트와 연을 맺은지가 꽤 오래되었지만 이렇게 영화를 보고나서 네티즌 리뷰를 올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닌가 싶다.
영광(?)스럽게도 그런 나의 첫번째 리뷰 대상인 영화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 "아리랑"이다.
내가 어렸을 때 부터 들은 김기덕 이라는 감독과 그의 영화는 선정적이고 매우 불편하며 비하된 여성상을 그리고 있다는 부정적인 의견들 뿐이었다. 그의 영화 중 하나인 "섬"같은 경우는 시사회때 그 영화를 본 두명의 이탈리아 여기자들이 구토를 하며 상영관 밖을 뛰쳐나갔다는 기사 까지 접했을 정도니깐.
하지만 빈집, 사마리아, 비몽, 시간 등 하나하나 시작해 보게된 그의 작품들은 내게 정말 괜찮은 영화 라는 인상을 심어주었다. 무엇보다 그의 영화는 내게 생각할 거리들을 많이 안겨주었고 김기덕 감독 그 특유의 상징성을 띈 화면속의 영상들을 통해 본 그의 영화는 그 만의 세계가 꽤 매력적임을 내게 알려주었다.
아리랑에 대한 리뷰를 쓰는데 이런 얘기를 먼저 하는 것은 한국에서 개봉조차 하기 힘든 그의 영화들이 적어도 나에게는 아주 특별하기 때문이다.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의 수상이 곧 그 작품의 질이나 가치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수준의 질과 가치를 가지고 있지 않은 영화들에 그런 상들을 주지는 않듯 그의 예술적 재능만큼은 부인할 수 없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아리랑은 한국인의 정서로 점철되는 한의 넋두리가 담긴 근원적인 곡조이다.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는 가사처럼 이 영화 아리랑을 통해 김기덕은 자신의 작품세계와 그의 영화, 세계관이 그 고개를 넘어가는 시점에서 그가 배우가 되고 감독이 되어 하소연을 하고 한탄을 하는 자기고백적 영화를 만듦으로서 그의 고뇌와 번민, 영화를 하는 예술가로서의 그의 처지를 한 줌의 거짓도 없이 드러내보이고 있다.
질문하는 김기덕, 대답하는 김기덕, 지켜보는 김기덕, 그림자로서의 김기덕.
인간 김기덕, 영화 감독 김기덕은 커피머신을 만들고, 생선을 구워 먹고 텐트속에 들어가 잠을 청하면서 인간으로서, 예술가로서의 그의 삶을 영위해나가고 있음을 영화에서 보여준다. 이러한 모습은 그가 칩거하면서 은둔하는 그의 생활을 보여주기도 하는 것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영화 아리랑은 거두절미하고 그냥 김기덕이 찍은 김기덕 단독 주연의 김기덕의 삶과 인생에 관한 보고서이다.
그러나 그것을 그려내는 그의 방식과 시선은 실험적이고 독특하며 특별한 색깔을 띄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칸이 주목하였듯이 CGV 무비꼴라쥬관에서만 어렵게 볼 수 있는 이 영화에 보다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지고 시선을 주목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을 김기덕 영화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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