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서론 : 동양과 서양의 영화는 확실히 차이가 나고 이러한 차이를 잘 살렸을 때 정말 괜찮은 영화가 나오는 것 같다. 동양과 서양이라는 단어를 차별적 단어라 생각지 말고 여성성, 남성성이라는 단어와 비슷하게 생각해주길. 여성성과 남성성이라는 것은 다만 어떠한 특성을 개념화한 것일 뿐이니까.)
동양적 영화는 섬세하고 아기자기하면서 조금은 정적인 느낌이 드는 영화 서양적 영화는 스케일이 크고 볼거리가 풍부하며 동적인 영화
라고 일단 정의했을 때
트리플 엑스는 지극히 서양적인 영화이며 동적이고 볼거리가 풍부한 영화이다. 괜히 심오한 주제까지 살린답시고 어정쩡하게 이것도 저것도 아닌 영화로 만들어버린 것이 아니라 지극히 단순하고 유치한 줄거리를 통해 사람들이 깊이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고 그저 볼거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대신 그 볼거리가 결코 시시하지 않도록 확실한 물량공세를 통해 만들어주고 있다.
거기에 빈디젤이라는 매력적인 배우는 느끼하지만 시원하면서 통쾌한 액션과 단순한 줄거리를 어색하지 않게 만들어주고 있다.
마치 거대한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 역동적이고 짜릿한 장면들은 감독의 역량이 물론 필수이지만 헐리웃과 같이 거대한 자본이 존재하지 않으면 만들어질 수 없는 것이다.
괜시리 어정쩡한 자본으로 블록버스터를 표방했던 영화가 과연 성공했었는지..? 2가지, 3가지를 잡으려다 성공한 영화가 얼마나 됐었는지..?
롭 코헨은 자신이 어떠한 분야에 재능이 있는지, 또한 자신의 영화를 어떤 배우가 잘 살려줄 수 있는지를 잘 파악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여러마리 토끼를 잡는 것에 분명한 자신이 없다면 하나에 집중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만일 이 영화가 섬세하고 복잡한 줄거리였다면 영화 전반에 걸쳐 이렇게 시원한 장면들을 연출할 수 있었을까? 뮤직비디오의 내용이 복잡하지 않듯이.
이 영화는 여러마리를 잡으려다 어정쩡하게 만드는 것보다 (볼거리에 집중함으로써) 하나에 집중했을 때 훨씬 나은 영화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준 영화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