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구두 신고 뛰는 장면이 인상적 영화 중간에 컨트롤러란 말이 나오지만 영화를 다 보지 않고 이해하기엔 영문 제목이 더 어울리는 것 같다. 그들이 하나의 회사나 관공서처럼 움직이니 말이다. 후기 중에 종교영화 같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자유의지, 운명과 회장으로 부르는 존재 등 회사 조직 같지만 종교적으로 볼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았다. 이들은 로마시대까진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줬다가 중세를 거치며 르네상스 때 의지를 컨트롤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수백년간 이성이 감정을 다스리는 법을 가르쳤다. 그러나 직업 같은 것도 운명적으로 끌리는 부분이 있겠지만 역시 운명이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또다른 운명으로 끌리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랑!! 예전에 자신들의 인생계획 안에서 만나기로 돼 있다가 수정된 남녀의 만남은 곳곳에 파장을 불러일으킨다. 때때로 책에 기록된 운명과 남자들의 설득을 수용하려던 주인공도 결국 옥상에서 키스하며 운명을 바꾸고 이에 감동한 회장이 책을 수정해준다. 인간의 이성은 어디까지인가, 자신의 삶과 자신을 둘러싼 역사와 환경에 종속된 존재인가 독립적 존재인가. 그냥 웃고 즐겨도 되는 긴장과 해소가 반복되는 영화지만 종교차원이나 철학차원에서 다가가면 많은 궁금증이 남는다. 마지막에 늘 자신이 하던 일에 일종의 회의를 갖고 있던 요원이 수정된 책을 보여주는데 마치 그가 회장 같은 인상이다. 누구나 회장을 만나는데 각기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기에 몰라본 것이라고. 신이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사상을 담은 게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미국 영화가 그렇듯 주어진 환경과 운명이란 것도 치열하게 싸우고 자신을 가다듬으면 새로운 운명을 개척할 수 있다는 용기를 준다. 고문?! 하는 사람들이 흔히 쓰는 방법으로 당사자를 괴롭히다 말이 안 통하면 그가 아끼는 사람 괴롭히기. 무용수로 성공할 여자가 너 때문에 발목을 다쳤다는 죄책감을 심어준다. 치사해!! 혹자는 재미없다고 하던데 재미있게 잘 봤다. 몇 가지 신경쓰인 건 포스터엔 드레스가 보라색인데 도망다닐때 드레스는 검은 색에 가까운 거였단 것과 앞자리에앉은개념 없는 아저씨가 계속 핸드폰 확인하고 문자 보내고 머리가 커서 화면 가리고 그나마도 똑바로 안 앉아있고 꿈틀거린다는 거. 게다가 옆사람이랑 나름 소곤소곤 한다고 하는 거 같은데 다 들린다는거. 완전 짜증 나심. ㅋㅋ 이제 인터넷이 갑자기 안되거나, 커피를 쏟았다거나 하면 컨트롤러의 개입이라고 생각하면 되는건가? 도시 여기저기를 모자쓰고 문을 왼쪽으로 돌리면서 가는 건 인상적이었다. 피곤할 때 그렇게 짧은 루트로 집에 가면 좋을텐데. 몬스터 주식회사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