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리뷰'란에 불을 밝힌다. 그간 시간도 없었고 상영관을 찾을 겨를 조차 없었던 까닭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황해' 때문이다. 괴물 같은 영화가 한 편 더 나왔다. 2010년 끝자락에.
하정우와 김윤석의 재회. '추격자' 이후 둘의 재회가 궁금했다. 단지 그 이유만으로 영화 '황해'는 오래전부터 내 관심을 끌고 있었다. 나는 배우를 보고 영화를 택하지 않는 타입인데, 이 두 배우가 출연을 선택했다는 이유만으로 '황해'는 꼭 봐야만 할 영화가 된 것이다.
하정우와 김윤석, 이 두 배우는 한국 영화계에 큰 획을 그은, 그리고 앞으로도 무수히 많은 획을 그을 배우로 보인다. '황해'에서도 이 둘의 카리스마는 여과없이 발휘된다. 두 배우 모두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다. 무엇보다 매번 하정우에게 감탄하는 것은 그의 변신, 아니 그가 가진 아우라. 결코 고급스럽지 않은 삶의 바닥에서 뿜어져 나오는 그 아우라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김윤석 또한 배역에 충실하다. 하지만 그의 캐릭터가 정형화되는 것은 아닐까하는 고민을 해볼만하다. 하지만 김윤석은 자기 자신만의 캐릭터에서 최고임에는 틀림없고, 이번에도 최고다.
영화의 구성이나 영상은 이전의 영화와 또 다른 형태로의 발전, 감성적인 화면으로 관객의 시선을 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마치 소설을 읽는 듯한 챕터들, 감성적인 사진 한 편을 보는 것 같은 얇은 심도의 화면들 그리고 주인공의 꿈과 현실을 넘나들며 묘사되는 그의 심리 등. '황해'는 한 발짝 앞으로 나온 영화라 할 수 있다.
영화를 구성하는 플룻 또한, 관객이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일반적인 흐름이 아니다. 매 순간 긴장감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탄탄한 구성. 사실 사정상 영화 끝나기 전 30분을 보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미칠듯한 궁금함... 다시 상영관을 찾아야겠다. 2시간을 보고 마지막 30분을 보지 못하다니...
여튼 2010년 '아저씨' 뒤를 이을 최고의 영화는 '황해'가 분명하다.
출처 : http://www.cyworld.com/yoo-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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