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 『전우치』등에 가려져 많은 관람객을 이끌어 내지는 못 했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극찬을 받은 영화가 있었으니... 바로 『500일의 썸머』입니다.
어찌보면 별것 아닌 500일간의 연애를 다룬 영화가 색다르게 평가 받는 것은 바로 형식입니다. 뮤직비디오 감독 출신의 마크 웹은 만남에서 이별까지 순차적으로 그려내지 않고, 500일 동안의 일을 뒤섞어 보여줘서 "극과 극의 감정 변화가 왜 일어났을까.." 라는 궁금증과 기대를 갖게끔 만들었습니다. 물론, 이렇게 함으로써 스토리 텔링이 다소 어지럽단 생각도 일부 있습니다만, 평이한 로맨틱 코미디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아요.
영화의 큰 흐름을 말한다면 시간의 흐름에서 벗어난 점이 있겠지만, 영화를 작게 보자면 새로운 편집 기법이 눈에 띄었습니다. 뮤직비디오 감독 출신답게 기발한 편집 기법이 곳곳에서 드러났는데, 특히 '기대와 현실'을 동시에 표현한 것은 잊혀지질 않네요. 표현방식도 좋았고, 남자들이 기대하는 바가 무엇인지도 잘 그려진 것 같아요. 게다가 BGM으로 사용된 Regina Specktor의 Hero도 최고였지요.
BGM 얘기도 빼먹을 수가 없는데, 일부 삽입곡이나 주제가가 좋은 OST는 여럿 있었지만, 이렇게 전체가 좋은 OST는 정말 오랜만인것 같습니다. Regina Spector의 Us, Wolfmother의 Vagabond, The Temper Trap의 Sweet Disposition 등은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가 않네요 ^^
이렇게 형식과 음악에서는 강한 인상을 남긴 영화였지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스토리입니다. 남성들의 절대 공감을 얻는다는 영화평이 많지만, 개인적으로는 공감하기 어려운 영화였습니다. 연애 초반이 다소 비현실적이라는 느낌, 아무리 엉뚱녀 이미지가 강한 주이 디샤넬이지만 너무 엉뚱하지 않나 싶기도 하고... 스토리만 좀 더 현실적이었다면 (물론, 일부에서는 최고의 찬사가 줄을 잇고 있긴 하지만요) 개인적으로 더욱 기억에 남는 영화가 됐을 법한 아쉬움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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