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에서 검찰과 경찰의 대립은 공공연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 단면이야 우리네 일반사람들이 어찌 알겠는가? 누가 옳고 그른 것이 있겠는가? 다 살기 위한 것일뿐..
이 영화는 현대사회의 문제들에 대해 극적인 요소를 첨가한 영화이다.
이 영화는 물론 픽션이다. 현실이 아니다. 하지만 검경찰들은 싫어할법한 영화이다. 픽션이라 해도 자신들을 까대는 영화를 누가 좋아하겠는가.
세상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여아강간사건은 영화 전체를 꼬이게 만드는 가장 큰 사건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대통령이 직접 범인을 꼭 잡으라는 지시에 경찰들은 범인을 만들어서라도 잡기에 이른다.
그 지시에 가장 적합한 인물인 황정민. 학력, 지연때문에 번번히 승진에 낙방한 그는 그 미끼를 덥석 문다. 그게 실수다.
이 역에 황정민은 참 잘 어울린다. 평소 황정민을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이 영화를 보고는 좋아져버렸다. 이렇게 소화하기 어려운 역을 맡기에 가장 적합한 캐스팅이 아니었나 싶다. 난해한 역. 악역도 아니고 선한 역도 아니다.
하지만 현실사회에서 어떤이가 선과 악, 그 둘중 하나를 갖고 있겠는가? 다들 출세에 대한 욕심이 있고 승진에 대한 갈망이 있으며 가족때문에, 자신이 떵떵거리며 살고 싶기 때문에, 기타등등 여러가지 이유로 다양한 단면을 보여주게 된다.
하지만 그걸 2~3시간짜리 영화에서 드러내기는 참으로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걸 황정민이 해낸 것이다.
그에 맞서 류승범도 제대로 캐릭터를 소화해주었다. 류승범이 맡은 역도 엄연히 악역은 아니다. 뇌물을 받고 자신의 수사한테 항상 똑바로 하라고 큰소리 치지만 부장검사한테 까이고 배우자의 부모에게 굽신거린다. 이도 다 살기 위해 그런 것 아니겠는가? 사람이 죽으면 놀라서 도망가는 검찰이지만 나쁘진 않다. 오히려 귀엽다. 류승범이 제대로 역할을 소화해주었다.
자칫 무거운 분위기로 흘러갈 수 있는 영화를 좀 더 편하게 볼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황정민은 점점 구렁텅이로 빠진다. 가족애 때문에 가끔 부당한 행위도 눈감아주고 출세에 대한 욕심도 적당히 가지고 있지만 순박했던 그가 여아강간사건의 범인을 만들어내는 것부터 일이 꼬인다. 그 과정에서 유해진이라는 밑바닥과 손잡는 바람에 더 일이 꼬인다. 결국 목숨까지 잃고 만다.
자신이 원한게 아닌데 이미 돌아간 수레바퀴를 멈추기는 어려웠던 것이다. 물론 나쁜 짓 많이 했다. 자신의 부하를 실수로 죽이고 나서 위장을 위해 칼로 찌르는 행위도 서슴치 않고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유해진과 그 부하도 죽인다. 하지만 불쌍하다. 나쁘다는 생각과 불쌍하다는 생각이 함께 든다.
그리고 공감이 간다. 인간의 마음이라는 것은 참 복잡한 것이기에..하나의 요소만으로 설명할 수 없기에..
해피엔딩도 아닌, 새드엔딩도 아닌 엔딩 또한 현실적인 모습이다. 사실 세상에 해핑엔딩은 어딨으며 새드엔딩은 또 어디 있겠는가?
그렇게 픽션같지 않은 픽션영화 부당거래는 씁쓸한 여운을 남기며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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