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심을 뒤흔드는 훈남계의 2人 강동원, 고수...하필 제가 좋아하는 이 둘의 조합.
"우리동네" 이후로 주인공이 다 마음에 들기는 "초능력자"가 처음입니다ㅎㅎㅎ
그런데 이 영화...문제가 많습니다. 이 둘을 데려다가 영화를 이렇게 만들어버리면ㅠㅠㅠ
일단 내용이 없습니다. 간단명료합니다. 거의 1줄-2줄로 압축 가능합니다. 초인의 과거를
나타내주는 장면이 초반에 조금 나오지만 뭐랄까 거기서 초인이 느꼈을 어떤 슬픔이 깊게
느껴지지 않았다고나 할까요. 영화인도 아닌 제가 이런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이 영화는
깊이가 없습니다. 초인이나 규남이 느끼는 감정, 특히 초인이 초능력자로서 평범한 사람들
에게 배척받으며 상처받고 그로 인해 마음을 닫은 채 살아가는 설정에 힘을 실어주는 어떤
부분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것들에 대해서는 거의 수박 겉핥기 식으로 표현되었어요.
이 영화는 그냥 초인의 능력이 통하지 않는 규남과 초인의 서로 쫓고 쫓는 짧은 추격전일
뿐입니다. 게다가 묘하게 비중이 강동원에게 기울어있는 듯한 인상을 받았네요. 분량면으로는
그렇지 않은데...보고 있으면...뭐 그냥 제가 참치군을 더 좋아해서 그럴 수도 있구요ㅎㅎㅎ
두번째는 CG가...참 이 난감함을 어쩔까요. 특히 폭우에 범람할 듯 세차게 흐르는 강물이나
초인이 사람들을 조정할 때 일어나는 소소한 CG들...정말 티납니다. 티나요. 좀 신경쓰일
정도네요. 그리고 화면구성도 정말 애매합니다. 일단 배경음악이랑 템포가 맞지를 않습니다.
음악을 듣고 있으면 분명 굉장히 극적이게 화면이 변화해야 맞는데 그게 아니라 오히려
엄청 처지고 둔했네요. 액션까지는 아니라도 초능력에 관련해서 박진감 넘치는 연출이나
화면구성이 있을 법한데도 그런 걸 찾아볼 수가 없어요. 정말 단 한순간도 긴장감 넘치거나
관객을 흡입할 수 있는 기찬 영상을 보여주질 못했네요.
그리고 제가 정말 애정하는 참치군. 여지까지 맡아왔던 역에서는 드러나지 않았던 참치군
연기력의 단점이 이 영화에서는 자주 보이네요. 초인은 악하면서도 동시에 관객에게 상처
를 껴안은 측은한 인물처럼 느껴져야 하는데 참치군이 그런 복합적인 느낌을 잘해냈다고는
볼수가 없었습니다. 강동원이란 배우가 엄청난 존재감 또는 대사 한줄로 장면의 느낌을
풍부하게 표현해내는 배우는 아니기에 더욱 그랬네요. 초인과 규남을 두고 본다면 초인 쪽
이 좀 더 센 느낌인데...그런 압도적인 면이 없었던 거 같아요. 가끔 대사가 너무 빠르고
그래서 좀 촐싹맞은 느낌인 적도 있었네요. 그래도 그런 요상한 머리에 평범한 옷을 입고도
그런 간지가 나는 사람이라니...비주얼적으로는 고수님과 함께 환상적이었어요^^
그리고 정말 제게 헛웃음 선사한 마지막 엔딩장면;;; 받아들일수가 없더라구요. 근데 보다보면
그렇게 끝날 거 같기는 했어요;;; 어떤 의미로 충격의 엔딩이었네요.
장점은 이게 거의 유일한데요 규남이의 외국인 노동자 친구 2명...정말 진짜 좁쌀 깨알같은
웃음은 그분들에게서 나옵니다. 진짜 한국말 완전 잘하시는ㅋㅋㅋ 그 두 분의 등장이 유일한
재미와 감동을 주네요.
강동원, 고수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완성도와는 상관없이 그냥 흐뭇하게 보실 수는 있어요.
저도 그래서 돈이 아깝다고는 생각 안했습니다만...원빈의 아저씨가 비주얼과 완성도를 다
잡았던 걸 생각해보면 이 영화는 두 주연이 그저 아깝기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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