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식 유머와 따뜻함이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스릴러가 있다면 바로 이 영화, 골든슬럼버일 것이다.
"도망쳐, 살아남아!" 친구가 한말.. 포스터에서 담겨 있는 이 말이 어떠한 상황일까 무척이나 궁금했다.
정말 말도 안되는 상황들이 저절로 짜 맞추어져 주인공은 살인자가 되어 있었고 그런 궁지로 몰고간 친구녀석이 죽으면서 남긴 말.. 비참하게라도(정확한지 모르지만..) 꼭 살아남아....
주인공은 정말 살아남기 위해 갖은 방법을 다 동원하고 이런 상황에서 도망치고 살아남는 것이 혼자의 힘으로 당연히 할 수 없기에 주위 사람들이 어떻게 하는냐에 그의 도망자의 위치가 결정되는데...
방송을 통해 명백하다고 들어난 온갖 물증들.. 그런 상황에서 주인공을 알고 있는 사람들의 그에 대한 생각은... 절대적 믿음, 바로 그것이었다.
"니가 안했잖아.." 무어라 변명을 하지 않아도 믿어주는 동료.. 내가 아는 이는 결코 그럴 사람이 아니라고 믿고 지지해 주는 친구, 부모, 그리고 가족.. 숨겨주고 피신시켜주고 싶어 온갖가지 방법을 동원해 주는 바로 그 사람들..
오래된 차에 시동이 걸리는 순간, 누가 차에 시동이 걸렸다고 이렇게 기뻐서 눈물 흘리는 사람이 있을까.. 라고 주인공이 독백하는 모습에선 나도 기뻐 눈물이 흘렀다.
세상 사람 그 어느누가 틀림없이 그 나쁜 일을 했다고 해도 나의 결백을 한 치의 의심없이 믿어주는 이가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그 가슴 벅찬 기쁨을 느껴본 사람은 흔치 않을 것이다. 주인공과 같은 절박한 상황을 경험하기란 오히려 하늘에 별따기일테니..
이런 절박한 상황이 아니어도 인간과 인간사이의 관계에서 믿음, 신뢰를 거두어낸다면 과연 무엇이 남을까.. 믿음, 그것도 절대적 믿음이 사람을 얼마나 기쁘게 하고 희망을 주는 것인지 어리버리한 모습의 주인공은 우리에게 그 기쁨을 잠시 맛보라고 한다.
사람들 간의 믿음이라는 어렵고도 쉬운 문제에, 일본식 유머를 적절히 배합하고 드라마틱한 전개로 맛을 내어 독특하게 풀어낸 영화, 골든슬럼버..
한갖 코미디물로 보면 큰 코 다칠 수 있는 깊이를 담은 영화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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