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미워하며 싸우다 싸우다 지칠 때면, 정마저 들어서 서로 없으면 허전하게 되고, 결국 사랑을 느끼게 된다는 상투적인 로맨스 코메디였습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그 통속적인 스토리 전개에 울고 웃는 것은, 마치 자신의 이야기를 마주하는 듯한 'Barnum Effect' 이겠지요. 아마 학술적으로는 'Forer효과'라고 들었던 것 같은데...
각설하고, 잡범들 소탕하는 일개 말단 형사는 빚보증으로 신용불량상태구요,
채권추심업체의 산전수전 다 겪은 이혼녀는 제대로 성격불량입니다.
전 남편의 사업문제로 친정집까지 보증에 넘어가는 불행을 몸소 체험한 이후라서, 세상에 대하여 악에 받친 그녀의 채무자 다루는 솜씨 하나만은 가히 베테랑이라고 할 수 있는 여성입니다.
늘 범인검거 직전에 마치 머피의 법칙처럼 인정사정 없이 울리는 빚 독촉 전화는 서로의 심기를 건드리며, 점차 이를 부득부득 가는 견원지간으로 진행됩니다.
늘 이런 형태의 영화가 그래왔듯이, 티격태격하다가 서로의 장점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고
때마침 발생하는 작은 사건들은 서로에게 도움을 청해 돕게 되면서 그들의 Love Affair는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보입니다.
하지만 또 늘 그렇듯 모종의 사건으로 갈등이 증폭되고, 두 사람은 흙먼지나는 갈림길에서 다시 이를 갈며 손을 흔들게 되는 거죠.
대단원은 설명하지 않으려 합니다. 스포일러가 되는 것은 원치 않습니다.
아무튼 몇 해 전에 관람했던 "위대한 유산"에서 임창정은 김선아와 같은 분위기를 열연했었지요. 캐릭터만 백수와 백조였다는 것만 다를 뿐, 기본 구조는 거의 같은 형태를 고수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임창정식 희극은 관객을 실망시키지 않는 다는 점입니다. 웃기거든요.
관객을, 나아가 이나라 국민을 웃게 만들고 즐거움을 선사하는 영화는 진정 좋은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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