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금융경제의 중심, 월 스트리트가.
이 곳에서 정확히 23년 전, 1987년에 고든 게코(마이클 더글라스)는
버드(찰리 쉰)의 뒷통수를 치는 금융사고를 치고 복역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2001년 그는 긴 복역을 마치고 사회로 돌아옵니다.
다시 8년 후, 그는 월 스트리트가에 재진입을 시도,
하지만 이 곳도 많이 변했습니다. 이번에는 버드 대신 제이콥(샤아이 라보프)이
주인공입니다. 시대는 변했지만, 패기가득한 젊은이들은 여전합니다.
신진과 구세력이 펼치는 금융제도권에서의 마인드게임?
성공을 향한 탐욕과 배신이 만들어내는 또 한번의 머니게임을 어떻게 그려냈을지...
'탐욕은 좋은 것인가?'
고든 게코는 자신의 책 제목인 이 말을 하면서 자신의 과거를 반추해봅니다.
탐욕, 사회를 진일보시키는데 한 몫을 한 요소지만 역시 지나치면 없는 것만 못하죠.
이번에도 게코는 '탐욕'을 선택했을까요?
신작활동과 이름을 내걸만한 작품이 없었던 올리버 스톤 감독이
이 작품을 들고, 속편으로 23년만에 돌아온 것은 조금 의아했습니다.
어떤 마음이 들어서 <월 스트리트>의 속편을 찍으려고 했을까...하는
생각이 먼저 든게 사실입니다.
물론 그 사이, 서브프라임 등의 세계적인 경제위기가 불어닥친건
사실이지만 그 사건들을 통한 일련의 우리들을 돌아보기로 한걸까요?
1편의 독설적이며 짜릿하고 날카로운 경제풍자는 많이 무뎌졌지만,
근래 보기드문 경제 및 증권가를 들이대놓고 찍은 영화라 새롭게
느껴지긴 했습니다. 초반의 오프닝부터 80년대의 느낌이 풀풀 나는게
괜시리 반갑더군요.
영화는 131분동안 비록 과거형이지만
여전히 경제를 뚫는 힘을 가진 고든 게코의 가족사와 월 스트리트 재진입기,
신진세력인 제이콥의 월 스트리트 생존기와
이 둘을 엮은 딸 '위니'와의 관계사를 무던하게 그려냅니다.
하지만 너무 무난했던 걸까요?
금융경제사와 이 둘의 얽힌 가족사를 그려내면서,
들이댄 메스의 강도는 생각보다 날카롭지 않았습니다.
영화가 끝나고나면, 오히려 고든 게코의 가족재결합기만 본 것 같으니까요.
배우들의 연기는 매우 좋습니다. 23년의 갭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포스를 내재한 마이클 더글라스나 샤이아 라보프의 맞대응 진지연기도
영화구도를 이루기에 좋구요. 왠지 올리버 스톤의 경제메스해부기만
많이 무뎌졌던 것 같군요. 뭐, 모라 해도 '돈'보다는 '가족'이다라는
메시지가 최고긴 하지만 말이죠....^^
증권가에서 각종 찌라시성 소문이 흘러나오는 것은 역시 그러한 것에 대한
주가의 변동타격이 크기 때문이죠. 그리고, 2000년대 들어 자주 보았던
수많은 큰 회사와 은행들이 파산으로 무너져간 것도
결국 다 '우리들의' 탓이 아닌가 싶더군요.
'버블'.
없는데도 끌어쓰고, 있는데도 끌어쓰고.
그야말로 소비지향의 시대를 만들어내고 이끌어낸 게,
우리 소비자이자 장려한 것도 역시 이 사회이지요.
그 안에서 남는 건 역시 '가족'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올리버 스톤은 하고싶었나봅니다.
'돈은 결코 잠들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 잠들지 않는 돈에 얽매이면 나의 인생은 파멸한다.'
영화 전체적으로 팟~하고 오는게 없는게 생각보다 임팩트가 남지않고,
내부를 비판하는 날카로움마저 생각보다 약한 영화였지만,
경제, 금융권을 다룬 영화로써 관심분야가 이쪽이신 분들에겐
나름 흥미점이 있던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명감독, 대배우들이 모인 영화치곤 너무 무던한 감이 있네요.
* 영화 중간에 1편의 버드(찰리 쉰)와 올리버 스톤 감독이 직접 까메오 출연합니다.
확실히 출연배우들의 면모를 봤을 때 이런 쪽으로 더 의미가 있던 작품인 듯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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