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명의 사내 류(주진모), 노(홍석천), 정(김현성), 규(박준석)는 은행에서 채권을 탈취한 뒤 은행 여직원 한명을 인질로 잡아 나머지 일원인 환(문성근)이 기다리고 있을 약속장소로 향한다. 그곳에서 환에게 물건을 넘기고, 환이 채권을 현금으로 바꾸기만 하면 모든 일은 끝이다. 그러나, 도착한 허름한 창고. 일은 예정대로 되지 않는다. 환은 불타 죽어 있고, 네 사내는 함정에 빠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 처음부터 이름을 밝히지 않은 누군가의 초대장에 의해 범죄에 가담하게 된 서로 모르는 다섯명의 사내. 얼굴을 드러내지 않은 바로 그 ‘누군가’가 자신들을 배신했다는 것을 눈치챈다. 네 사내는 그들 중 한명이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며 서로를 의심한다. 이제 영화는 세개의 시간대로 나뉘어 교차 진행된다. 의문과 공포에 휩싸인 현재시간, 범죄를 모의해가는 과정, 그리고 서로에게 숨기고 있던 각자의 과거. 그 이야기의 끝이 원하는 것은 이것이다. 누가, 이 일을, 저질렀는가.
<두뇌유희프로젝트, 퍼즐>은 단도직입적인 후더닛(whodunit) 구조의 영화다. 물론, 처음 시작은 누가 봐도 <저수지의 개들>을 연상케 한다. 기존 아이디어영화 혹은 게임영화의 전범들을 끌어안고 공부한 흔적도 있다. 무엇보다, 퀴즈를 내고, 그것을 찾고, 답을 내자마자 끝내는 방식으로 밀고 나간 것은, 디테일과 캐릭터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고 하더라도 ‘게임으로서’ 자기 장르의 정체성을 파악한 이 영화의 장점이다. 후더닛 구조는 일종의 두개의 기술, 즉 ‘망각과 근거의 짜임’을 놓고 영화와 관객이 벌이는 경기다. 초반부, 어떤 식으로건 그 물음표의 주인공은 ‘반드시 주요 인물 중 한명’으로 등장한다. 그것이 이 게임의 규칙이다. 그러고 나서는 관객의 생각을 다른 곳으로 집중시키기 위한 맥거핀의 연속이다. 어떻게 알려준 것을 다시 잊게 할 것인가, 그것이 경기의 첫 번째 기술이다. 그 기술을 활용하여 완벽한 승리를 얻은 예가 브라이언 싱어의 <유주얼 서스펙트>다. 말하자면, <두뇌유희프로젝트, 퍼즐>의 인물들 모두는 주인공이자 용의자다. 그 다음, 모든 걸 다 알았을 때 관객을 어떻게 승복시켜야 할 것인가. 그건 근거의 설득적인 짜임으로만 오는 것이며, 두 번째 기술이다.
이를테면, <두뇌유희프로젝트, 퍼즐>의 첫 번째 기술 걸기는 성공이지만, 두 번째는 약간의 반칙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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