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개봉한 이 영화가 추석끝나고의 틈새시장을 잘 공략하여
쏠쏠한 흥행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소식이 내심 반갑긴 하네요.
사실 김인권 주연의 이 영화가 처음에는 조금 싼티나는 느낌이라,
끌리지 않았던 게 사실이지만 대규모 시사회를 거치면서,
나름 나쁘지않은 웃음코드의 훈훈한 코미디라는 소식에
이 영화에 다시 관심을 갖게되었습니다.
실제로 웃으면서 즐길만한 요즘 영화가 없던 차에,
소소하게 웃기는 이 영화를 가볍게 보고싶다는 주위 사람들의 추천도 있었고,
보고나니 부모님들도 가볍게 웃으시면서 즐길만한 영화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취업이 어려운 대한민국의 현실 속에서,
방태식(김인권)은 결국 이국적인(?)외모를 내세워
부탄인으로 변모, 외국인으로 위장취업을 시도하죠.
그런데, 이것이 훨씬 일자리에서 잘 먹히더랍니다.
그 때부터 외국인이 아닌 외국인 외형의 '방가(=방태식)'가 만들어내는
웃음의 요소와 외국인노동자들이 우리나라에서 처한 현실,
취업이 힘든 우리나라의 현실 등이 무난하게 담겨져나오기 시작합니다.
이런 현실을 보면 대한민국에서는
한국인이든 외국인노동자든 참 살기 힘든 나라라는 게
다시 한번 느껴지는군요.
이 영화가 재밌으면서도 조금 아쉬운 이유는,
초중반 부분은 확실하게 '김인권 원맨쇼'로 인해 웃음을 주지만,
후반은 역시 '동남아외국인들이 처한 우리나라에서의 현실'을
너무 상투적인 감동코드로 그려냈기 때문이죠.
후반가서는 살짝 늘어지고 지루해지더군요.
초중반 부분은 확실히 웃겼습니다.
"안녕하쎄요, 방가예요~"라면서 말도 안되는 부탄인을 연기하는
김인권의 연기는 그야말로 관객들의 배꼽을 잡아뗍니다.
유치하다고 생각하면, 포스터부터 싼티나는 이 영화를
처음부터 택할 이유가 없겠지만 어느정도 고려하고 본다면
쏠쏠한 웃음을 챙기실 수 있으실 겁니다.
김인권의 원맨쇼와 위장외국인으로써에서 오는 웃음, 초반웃음코드입니다.
하지만, 후반갈수록 정말 눈에 띄게 관객웃음이 사라졌을만큼의
진지모드가 영화의 기분좋았던 초반느낌을 완전히 사라지게 만듭니다.
대충 예상되는 전개지만, 선웃음 후감동의 코드를 버리고
초반의 경쾌한 느낌을 마지막까지 유지하면서 밝은 모습을 보여줬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럼에도, 예상외의 김인권씨의 단독주연으로써의 연기력과
극을 이끌어가는 능력을 잘 볼 수 있었던 영화였습니다.
친구로 나왔던 김정태씨와 그 외 외국인노동자로 나왔던 외국인분들도
연기 좋았구요.
A급예산과 스타가 아니더라도 즐길만한 영화가 나올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가볍게 즐길 수 있던 영화 <방가? 방가!>였습니다.
* 강아지계열 17번 욕은 정말 쎄더군요 ~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