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에 대한 기억은 모두가 다를 것이다. 그것은 잊지 못할 애틋함으로, 희미한 옛추억으로, 액자에 넣어 걸어두고 자랑스러운 경험으로,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존재할 것이다. <내 첫사랑을 너에게 바친다>에서 마유와 타쿠마가 지켜나가는 첫사랑은 고통을 동반한 운명적인 사랑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제 삶은 어떻게 흘러가도 상관없다는 태도의 어린 주인공들은 너무도 순수해서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영화의 원작이 순정만화여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내 첫사랑을 너에게 바친다>의 원작은 일본의 10대 여학생들에게 크게 사랑받은 아오키 고토미의 동명의 베스트셀러 만화다. 눈물샘을 자극하는 원작의 이야기와 정서는 영화에 그대로 녹아 있다. 그것은 영화에 독이 되기도 하고 약이 되기도 한다. 썩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아니었던 마유가 타쿠마를 속이고 명문 사립고등학교에 전교 1등으로 입학하는 이야기나, 마유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했던 코우가 사고로 뇌사상태에 빠지는데 하필 그가 장기이식증을 가지고 있어 타쿠마에게 심장을 이식할 수 있는 상태가 되는 설정은 만화이기에 가능하다. 만화에서는 극적일지 몰라도 영화에서는 그저 우연에 기댄 허술한 이야기 전개로 비친다. <내 첫사랑을 너에게 바친다>의 장점은 그럼에도 뚝심있게 비극적인 첫사랑의 정서를 밀고 나간다는 점이다. 주인공들의 사랑에 도무지 감정이입될 것 같지 않다가도 어느 순간 저런 순정이라면, 하고 마음 한쪽을 내어주게 된다. 거기엔 이노우에 마오, 오카다 마사키 두 청춘배우의 연기도 한몫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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