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트루먼의 삶이 주어진다면?
가끔은 차라리 내가 사는 세상이 다 거짓이기를 꿈꾸기도 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치기 어린 마음으로 끝나고 만다. 꿈이 아니니까.
초반보다는 중반, 후반으로 가면서 긴장감이 더하는 영화다.
처음에는 지루했지만 점점 덩달아 초조해지는 기분.
배가 벽을 뚫었을 때의 기분이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이 모든 사람들은 배우이다. 스태프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배우들.
둥근 카메라 렌즈는 답답하다. 화면은 CCTV처럼 트루먼을 24시간 지켜보고 있다.
태어날 때부터 그가 살고 있는 일상 전부를 비춘다. 대상이 나라고 생각하면 기막힐 일이다.
렌즈에 갇힌 섬은 과연 자유롭고 편할까? 문득 삶에 안주하길 원하는 스스로가 부끄러워진다.
배를 타고 떠난 트루먼을 쫓으려고 하지만 버스 기사는 배를 운전할 줄 모른다. 그들은 배우일 뿐이다.
부모님도 아내도 절친한 친구도 믿을 수 없다는 것. 다 꾸며지고 광고를 위한 '일하는' 사람들이라는 것.
믿을 수 없는 꾸며진 진실. 현실은 프로듀서의 말처럼 거짓말과 속임수 밖에 없다. 정말 끔찍하다.
그러나 이 거짓 세상에서도 살만한 구석이 있기 때문에 산다. 어쨌든 우리는 모두 살아가고 있지 않던가.
나는, 이 현실을 꿋꿋하게 견디는 나는, 트루먼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실비아와 진짜 사랑을 하고 진짜 세상에서 진짜로 살아갈 수 있길.
새까만 문 너머에 무엇이 있는 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 진실은 아마 트루먼만이 알고 있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