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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 라이프'는 아그네츠카 보토위츠 보슬루 감독의 데뷔 작품이다. 그녀의 졸업 작품이었던 단편 'pate'를 장편으로 재구성 했다고 한다.
예고편을 보고 머리 속에 떠오른 것은 바로 '식스 센스' 였다. '식스 센스'는 치밀한 시나리오로 관객이 주인공의 실체를 끝까지 모르게 하였다면, '애프터 라이프'는 관객에게 처음부터 주인공의 생사 여부를 판단하도록 강요하며 궁금증을 유발시킨다. 나 또한 흥미를 가지고 영화를 관람했으나 극장을 나서면서는 상당히 아쉬운 기분이 들었다.
'애프터 라이프'의 시나리오는 다분히 영리하다. 주인공 애나의 삶의 죽음의 여부를 판단하기 힘든 여러 가지 증거를 도처에 심어놓으며 관객을 애매모호하게 한다. 실제로 관객이 애나의 삶의 죽음 중에서 한쪽에 선입견을 가지고 영화를 보게 되면 분명히 살아있는 듯 보이거나 또는 반대로 분명히 죽어있는 듯 보인다. 영화의 각본도 아그네츠카 감독이 직접 각색했다고 한다. 영화 자체는 삶과 죽음의 경계가 모호하지만 감독의 신념은 분명해 보인다. 아그네츠카 감독은 주인공 애나의 편이 아니다. 애나는 삶이 만족스럽지도 행복하지도 않은 여성이며 이러한 처지에 이르게 된 것이 당연한 것처럼 묘사되고 있다.
아쉬운 것은 기술적인 부분이다. 한 달도 안 되는 짧은 촬영 기간 때문인지 몰라도 상영 시간이 상당히 짧으며, 아쉬운 연출과 부자연스러운 편집이 영화의 집중을 반감시킨다. 또한 메시지가 상당히 강하게 반영되어 있는 편이라 관객이 순수하게 퍼즐을 즐기기에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
'애프터 라이프'는 인디 영화로 등장 배경과 등장인물이 많지 않기 때문에 배우들의 연기가 중요한데 다행스럽게도 크리스티나 리치, 리암 니슨, 저스틴 롱은 자신들의 역할을 충분히 해내고 있다. 여담으로 크리스티나 리치의 영화 중반 이후부터는 계속 누드로 출연하여 영화의 볼거리(?)를 또한 충족시켜 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얼마 전에 가까이서 죽음을 목격한 터라 영화가 그리 나쁘지 않았지만 미스테리스릴러를 기대한 분들에게는 실망스러울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는 말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더 기다리지 말고 지금 말하라. 후회하는 삶은 살아있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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