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 호수 아래.
물고기들이 평화로이 헤엄치고 관광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그런대로 평화로웠던 호수 아래.어느 날 해저지진으로 호수바닥이 갈라지면서 악몽의 서막이 올라갑니다.갈라진 틈.그 밑의 깊은 어둠속에서 섬뜩한 살의와 강철이빨을 빛내는 생명체들이 눈을 뜹니다.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생명체를 가둬놓았던 감옥의 문이 활짝 열린 것.이제 빅토리아 호수의 평화는 종말을 고하고 있었습니다.
빅토리아 호수 위.
평범하고 조용했던 호숫가 마을.관광객들은 늘 있었지만 봄방학,봄휴가를 맞이한 축제에 시끄러워질려고 합니다.각지에서 몰려든.혈기를 주체하지 못하는.잔뜩 들떠 있는 사람들이 빅토리아 호수로 몰려듭니다.예고편에서 봤던 인파는 비교가 안 됐습니다.인산인해.흥분하고 소리치고 난리법석.하필이면 이런 때 고대 생명체.식인 피라냐들이 감옥에서 탈출했으니 앞으로의 참극이 눈에 선했습니다.
짧은 런닝타임에 스피드한 전개로 눈깜짝할 사이에 끝나 다소 어이가 없었던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 장면과 소감을 적어봅니다.
먼저 초반과 중반부에 걸쳐 보여지는 앞으로 일어날 참사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벌어지는.잔뜩 흥분하고 들뜬 청춘남녀들의 광란(진짜 광란이란 표현밖에 찾을 수 없다)의 파티.스크린으로 보고 있는데도 그 열기가 생생하게 전달이 되는 화끈하고 뜨거운 파티.짧은 휴가기간에 스트레스를 해소하기위한 처절한 몸부림이 극단적으로 표출됩니다.눈살이 찌푸려지는 기행의 연속.보안관의 대피하라는 말도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흘려버리며 지상최대의 난장판 쇼를 즐기는 그들을 보며 한쪽에서는 정말 즐거웠습니다.한편으로는 앞으로 일어날 참상을 알기에 두려웠습니다.차마 눈뜨고 볼 수 있는 끔찍한 죽음을 알기에 더욱 그랬습니다.S라인 누님들 안녕.식스팩 형님들 안녕.저 세상에서는 평안히 안식하시기를.
인간의 광란파티가 끝났으니 다음은 우리들의 주인공 피라냐들의 등장하는 장면입니다.호수외곽을 돌아다니며 아무것도 모르는 어리석은 인간들을 물어뜯으며 서서히 해안가로 오기 시작한 그들.그들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는 처절한 비명과 피보라.그리고 침묵만이 남았습니다.긴장감을 조성시키는 음악이 호수 아래를 비칠때마다 울려퍼지고 또 누가 당할까 조마조마하면서 보았습니다.뭐,이 영화는 짧고도 굵게 나가는 방벙을 택해서 그래서인지 호수외곽에서의 긴장감은 그렇게 길지 않았지만 피라냐의 무시무시함을 뇌리에 각인시키는데 충분했습니다.그리고 인간들의 광란의 파티 틈바구니로 스며들어가는 그들.피라냐의 광란의 살육파티가 이어집니다.물어뜯기고 찢기고.그야말로 눈깜짝할 사이였습니다.그들은 정말 잔인했습니다.인정사정봐주지 않습니다,불과 몇 초 전까지만 해도 선남선녀들이 흥겨운 음악에 몸을 맡기며 한데 뒤엉켜 파티를 즐기던 그곳이 맞나 싶을 정도였습니다.정말 눈깜짝할 사이에.순식간이었습니다.피바다의 아비규환 생지옥.정말 눈깜짝할 순간이었지만 그 피비린내,잔혹함,역겨움이 강렬했습니다.이 몇 분 안되는 장면에서 이 영화가 공포영화인지 그냥 역겨운 하드고어 스플래터 무비인지 결정을 할려했지만 애매모호했습니다.판단은 보류.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피라냐의 습격에 대처하는 인간들의 자세입니다.뭐 대처라 할 것도 없었습니다.그냥 물속에서 허둥지둥.비명만 지릅니다.한마디로 무력하기만 했습니다.죽어나는 것은 보안관들뿐이었습니다.자신들의 경고를 무시하고 한순간의 즐거움과 여흥을 즐기다 날벼락을 맞은 어리석은 인간들을 구하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자신들의 목숨까지 내놓야 되는 형편.이 아수라장 속에서도 혼자 살려고 도망치는 사람.애꿎게 죽어버린 사람들이 속출합니다.이 아비규환 속에서 가장 인상이 깊었던 장면은 기울어진 가설무대.피라냐를 피해 가설무대에 올라서는 사람들.그리고 기울어지는 가설무대.미끄러지고 떨어지고 그 밑은 마치 물에 붉은 잉크를 떨어뜨린 것처럼 물속에 번져가는 핏빛,그리고 그 밑에 입을 쩍쩍 벌리는 피라냐들.끔찍하고 참혹한 장면이었습니다.영화속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장면이자 구조대의 손길이 미치지 않아 더욱 안타까웠습니다.
악몽으로 시작했으니 마지막은 평화로울 거라고 생각했습니다.마지막까지 악몽이었습니다.빅토리아 호수가 새로운 공포영화의 명소로 떠오르지 않을 까 하는 걱정이 살며시드는 마지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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