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화려한 액션영화는 무서운 공포 영화만큼이나 관심을 끄는 장르이다. 액션이 멋있고 화려하면 그만큼 인기를 얻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거기에 무엇인가 생각할 수 있는 철학적 요소를 잘만 버무린다면 금상첨화로 관객들에게 어필 할 수 있을 것이다.
<리딕 - 헬리온 최후의 빛>은 화려한 액션과 CG찬란한 영상미를 보여주는 영화임에 틀림없다. 또 여러 가지 장치를 통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주제를 표현하려 노력한 작품이다. 빈 디젤의 독특한 액션과 터프해 보이는 연기는 한여름 더위를 잊게 해줄 만큼 화끈하다. 대중에게 빈 디젤을 알리는 계기가 된 <트리플X>의 액션과는 다른 독특한 육체미 강한 액션을 선보이면서 기존의 액션영화들의 캐릭터들을 섞어 놓은 듯한 향수 까지도 불러오고 있다. 액션연기를 위해 레슬링 기술을 활용했다는 이야기처럼 리딕의 액션은 그야말로 몸 대 몸으로 육탄 액션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가볍고 현란한 액션에 지쳐있던 관객들은 육중한 몸매에서 뿜어 나오는 힘 있는 액션에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액션만 화려한 영화는 많다. 하지만 그러한 영화들이 간과 하는 것이 주제의식이다. 아무리 액션이 멋있다 하더라도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스토리가 없다면 그것은 실패작일 수밖에 없다. 액션영화에 스토리까지 제대로 갖춘 영화가 많기는 하지만 그 스토리와 주제는 흔하고 뻔한 내용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듄>이나 <스타워즈>, <터미네이터>처럼 절대적인 호응을 얻는 영화들은 모두 철학적 메시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요사이 영화들에서는 그러한 시도조차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리딕 - 헬리온 최후의 빛>은 스토리 부분에서 부족한 점은 있지만 몇 가지 가능성이 보이는 시도를 하고 있다. 우선 요즘 이슈화가 되고 있는 반침략 반전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네크로몬거 족의 침략전쟁은 현 미국의 침략 전쟁과 맞물린다는 점에서 상징하는 바가 크다. 영화상에서도 말하듯 “복종 아니면 죽음이다. 단 한명까지도 개종을 시키거나 죽여라”라는 말은 그 의미가 큰 대사이다. 영화상에서 보면 주무대인 헬리온 행성은 다종족 행성이다. 감독이 의도를 했든 아니든 영화의 전체적인 느낌은 반전 반침략의 느낌이 강한 영화로 만들어졌다.
다른 한 가지는 인간의 양면성 더 나아가서는 다중성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우선 쉽게 확인을 할 수 있는 죽음의 조각상과 로드 마샬의 투구를 보면 네 개의 얼굴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다양한 종족의 지배자라는 의미와 함께 인간의 양면성에 대한 표현일 것이다. 실제로도 영화상에서 네크로몬거의 통치자와 그의 수족들은 강한 모습을 하고 있으나 두려움을 갖고 있다. 리딕 또한 강함 뒤에 사랑하는 것에 대한 미안함을 가지고 있으며 동시에 두려움과 자신도 모르는 우월감까지 나타나고 있다. 영화 속에는 수없이 많은 이러한 인물들의 다양한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다.
액션과 메시지 모두 갖추고 있기는 하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할 것이다. 그것은 액션과 메시지의 교합과정에서의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하다 보니 서로 부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영화 전체를 다소 산만한 느낌으로 만들었으며 메시지는 그 힘을 발휘 못하고 작은 메아리로 추락하고 말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