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텔링은 역시나 별로다. 워낙 예전 영화라 그런 탓도 있겠지만, 피터 잭슨은 원래 아기자기한 스토리는 좀 늘어지게 만드는 경향이 있는듯.. 그 대신 자신의 장기이자 관객이 가장 기대하고 있을 액션 부분은 더 이상의 말이 필요없을 정도다. 이전 반지의 제왕에서 보여준 큰 덩어리들의 액션이 킹 콩에서는 좀 더 노골적으로 선보이며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개인적으로는, 인간과 공룡이 한데 어우려져 달리다 도미노로 공룡들이 쓰러지는 장면이 정말 인상 깊었다. 가장 흥미진진했던 액션이 난무한 중반을 지나, 뉴욕으로 온 후반부의 드라마는 뻔하다. 그러나 아무도 이 영화에서 드라마를 기대하진 않았을 것이다. 킹 콩 과 피터 잭슨이라는 두 이름을 기대하고 극장을 찾은 관객이라면 절대 실망하지는 않을 영화, 킹 콩은 단어 그대로의, '블록 버스터'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