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귀자의 소설 "천년의 사랑"과 중경삼림에서 금성무의 음성호출 암호였던 "널 만년(영원히) 사랑해"로 타이틀을 뽑고 보니 뭔가 어색하다. 모든 열매가 익어가는 성숙의 계절 가을에 진정으로 사랑하는 이와 볼 영화 한 편을 추천하라면 나는 자신 있게 "너는 내 운명"을 추천하겠다. 영화가 주는 감동에 가장 정직하게 반응했을 때 나오는 것이 눈물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 영화였다. 내 자신도 모르게 내 두 눈에서 흐르는 물기.........
인생의 봄날(전성기)을 신산하게 보낸, 돈 모으는 고상한 취미를 가진 농촌 노총각 석중(황정민)과 전 남편의 폭행과 학대를 견디다 못해 시골로 도망쳐 와 다방 레지가 된 은하(전도연)가 있었다. 이 둘은 2001년 (신라의 달밤, 봄날은 간다가 상영된 해)에 순정다방에서 조우하게 되어 4년 반의 여러 가지 사연들을 만들어 내면서 서로가 각자의 운명이었음을 확신하게 되는 과정을, 감독은 사랑이 변한다고 말하는 "봄날은 간다"의 허진호와는 달리 이 세상에는 변하지 않는 사랑도 있음을 따뜻한 시선으로 보여준다.
여러가지 영화적인 기법(롱테이크, Extreme Long Shot, 크레인 쇼트, 미쟝센 등)을 적절히 사용하면서 영화의 주제를 뒷받침하는 왁스의 "오빠"와 심수봉의 "사랑밖에 난 몰라"를 사이 사이에 잘 배치함으로써 감동을 더해 준다. 마지막에 둘이 합창하는 "You are my sunshine"은 두 사람의 만남은 서로에게 따뜻한 햇살 같은 축복이었음을, 그래서 삶은 살만한 가치가 있음을 잘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