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릴러라기보다 코믹 추리영화(무대인사 짱!)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에게 이끼는 차우와 마파도, 시실리 2km 등을 결합한 고립된 마을 느낌의 코믹 추리영화였다. 스릴러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스릴러라고 하기엔 잔혹하거나 잔인한 상황들이 덜 무겁게 그려졌다. 시간도 2시간 반정도 되고 언론시사회 등 사전의 시사회를 본 사람들이 별로라고 해서 그냥 보다가 재미없으면 나와야겠다 생각하고 본 건데 기대 이상이었다. 기대 수준을 너무 낮췄나. 일단 주연배우들이 무대인사를 왔기에 8시 시작이었던 영화를 15-20분 정도 기다렸지만 웃어넘길 수 있었다. 대신 영화 끝나자마자 지하철을 타기 위해 열심히 뛰었다는. 사실 예고편만 보면 좀 으스스하고 무섭고 그럴 것 같았는데 내가 연애하자켔나 등의 풋~ 터지는 대사들로 긴장감을 충분히 이완하면서 넘어갔기에 공포나 스릴러를 잘 못 보고 불편해하는 나로서는 매우 만족스러운 영화였다. 배우들의 연기력도 이미 검증된 사람들이고. 허준호씨는 원래 이렇게 말랐나 싶을 정도로 마르셨다는. 아무튼 영화 속에 나오는 사람들은 다 괴짜긴 하다. 사이비 교주 같기도 한데 또 그런 것 같지도 않은 유선생, 정의의 화신인건지 그냥 똘아이인건지 독특한 유선생의 아들. 정의 사회 구현을 빌미로 마을을 건설하더니 땅장사하는 듯한 과거 형사 현재 이장. 불 질러서 창녀들 다 죽이더니 자기도 불에 타 죽은 마을주민. 모든 일을 꾸민 듯한, 유선생의 아들이 마을에 들어오게 된 시초가 된 여자 영지. 그녀의 인생도 참 기구하긴 하다. 유선생은 자신을 구원했고, 이장은 복수를 해줬다고. 긴 시간동안 과거와 현재, 인물들의 심리를 넘나들며 관객들이 추리에 추리를 거듭하게 한 영화였다. 과연 누가 범인일까, 일이 어떻게 꼬인거지? 뭐가 문제인거야? 등을 계속 생각하면서 빠져들었다. 내가 영화적 감각이 없어서인지 영지가 야릇한 미소를 날릴 때는 약간 소름끼치는 반전이 느껴졌다. 헉스~ 이거구나. 최근 신문을 장식하는 성폭행과 10대의 살인 등 엽기적인 사건사고들 때문에 뒤숭숭한데 이끼 속의 마을이 등장하게 된 배경을 보면서 정의실현이 뭔지, 사람이 사람을 심판할 수 있는건지 등을 조금 생각해보게 됐다. 아, 참고로 유선생이 그 특이한 생식 방법을 강요하지 않았다면 조금 더 나은 마을이 됐을까?
(총 3명 참여)
qhrtnddk93
그렇군요
2010-08-14
15:49
sok0903
명성만큼 재밌지는~~
2010-08-13
08:16
nada356
그렇군요..
2010-08-12
13:05
hubongi
잘보고갑니다~
2010-08-12
11:58
ohye91
그다지 추리를 해아하거나 대단히 웃기지 않아서 추리코믹을 전면에 내세우기는 그러나 그런 면이 없지는 않다~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