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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파시즘에 대한 영화가 그렇게도 많은데, 왜 악의 뿌리를 파헤치는 작품은 드물까 라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나는 그런 작품을 단 한 편도 알지 못한다. 단순히 나치즘의 근원에 대한 장편 영화를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을 했다기보다, 테러리즘으로 변모할 가능성이 있는 모든 형태의 급진주의를 염두에 두었다. 말하자면, 인간은 어떻게 해서 정치적 또는 종교적 이념에 의해서 조종당할 수 있는가? 이 문제를 생각해보고 싶었던 거다. 나는 최근 로스앤젤레스에서 돌아왔다.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하얀 리본>의 시사회가 열렸다. 미국인들은 이 작품을 확실하게 이해했다. 내가 만일 이슬람 국가에서 영화를 찍었더라고 하더라도, 모델 구조는 다르지 않았을 거다.교육의 책임에 관한 영화라고 해야겠지. 교육의 책임이란 영혼을 형성하는 책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매를 맞고 자라거나 인간으로서 정당한 대접을 받지 못한 사람은 그 같은 상황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어떤 이념이라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는 셈이다. 나는 1968년 혁명을 거친 세대다. 내 친구들 중에서 상당수가 매우 자유로운 방식으로 자식들을 길렀는데, 이 아이들은 자라나면서 많은 문제들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니 자유방임적인 교육도 해결책이 아니다. 아이들을 무작정 많이 사랑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없다. 잘못된 사랑을 할 수도 있고, 그로 인해서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를 수도 있으니까. <하얀 리본>에서, 목사는 아이들을 사랑한다. 그는 아이들을 위해서 벌을 준다고 확신한다. 당시에는 아이들을 때리는 건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오히려 그렇게 하지 않는 게 이상한 일이었으니까. 목사는 마을 공동체에서 가장 비극적인 인물이다. 학교 교사가 목사 앞에서 목사의 자식에 대한 걱정을 털어놓을 때, 목사는 그 말을 참지 못한다. 왜냐하면 그의 말을 인정한다는 것은 그가 평생 옳다고 믿어온 모든 것, 그의 교육관이 송두리째 무너지는 것을 의미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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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리본(2009, The White Ribbon / Das weiße Band)
배급사 : (주)영화사 진진
수입사 : 피터팬픽쳐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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