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이 영화를 본 소감을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영화가 끝난 후 한동안 나는 일어설 수가 없었다.. 근데 그것이 비단 나만 그랬던게 아니었던지..이 영화를 보러 온 사람들도 자막이 다 올라가고 음악이 끝날때까지 일어서지 않고 한동안 앉아 있더라는 것이다..
이토록 훌륭한 영화가 어째서 우리나라에선 외면을 받는걸까... 우리가 너무 자극적이고 스피디하고 오락적인 영화만 보는데 익숙해져 있어서 그런 것인지... 상영하는 극장이 없어서 아쉽지만 포기하고 있었는데, 개봉 당일날 다시 확인해보니 단 한군데에서 상영한다는걸 알았을때의 그 기쁨이란.. (끝내..무시시나 호랑이와 눈은 상영관을 찾을수가 없었다..)
영화 전반을 흐르는 음악들... 정말 버릴게 하나도 없는..하나하나가 전부 주옥같은 명곡들이다.. 때로는 쓸쓸하고...때로는 강렬하고..때로는 너무도 아름답고... 역시 영국이나 아일랜드풍의..미국 팝에선 느낄 수 없는 아련한 향수와 묘한 분위기가 있었다.. 멜로디뿐만이 아니다..가사들은 완전 한편의 시다.. 우리 가요들 가사를 생각해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맨날 오늘밤 널 어쩔거야 아니면 너때문에 힘들어 죽을 것 같아..그것도 아니면 널 뺏을거야 등등 지겹게 듣는 우리 가요의 지나치게 솔직한(?) 직선적인 가사들은 이젠 듣기만해도 짜증이 나는데...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 영화속 노래의 가사들은.. 아름다움이 있고 철학이 있고 낭만이 있고 기품이 있었다.. 이 영화를 이야기하자니 온갖 미사여구를 갖다 붙일 수 밖에 없어지네..ㅋㅋㅋ
첫 장면부터 이 영화는 관객이 집중해서 빠져들 수 밖에 없는 묘한 힘이 있다... 또한 헐리우드 영화에선 느낄 수 없는 이국적인 풍경과 이국적인 분위기.. 그리고 그 속에 사랑과..젊음과..열정이 있었다...
원스 OST는 소장할 가치가 있는 듯... 근데 이 영화를 뮤지컬영화라고 하는데..음악이 주를 이룬다고 해서 다 뮤지컬 영화는 아닌 듯 한데..하긴 뭐 그런게 중요한건 아니지만... 너무너무 괜찮은 영화이다..이 가을..연인이 있는 자든 없는 자든 이 쓸쓸한 감성에 젖어 볼 절호의 기회를 절대 놓치지 마시기를... 오랫동안 여운이 남는 훌륭한 영화이다..(이렇듯 단정적으로 얘기할 수 있다) 재미 있는건 내가 이 영화를 볼때 관객이 13명이었는데..단 두팀(4명)만 커플로 왔고 (그나마 그 커플중 한 커플은 엄마와 딸이었음) 나를 포함해 9명은 모두 혼자 와서 영화를 봤다..ㅋㅋㅋ
2007년 봤던 영화들중 거의 최고 수준의 영화인데.. 개봉관도 너무 적고..홍보도 너무 안되어 있고..그러니 관객수도 적고.. 아쉽고 안타까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