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가만히 조용히 차분하게 주변을 둘러보자
그러면 소스라치게 놀랄 것이다.
이끼처럼 딱 붙어사는 범죄자들이 얼마나 많은지 말이다.
그들은 사회 엘리트층 일수도 있고 남부럼 가득안고 사는 중산층일 수도 있고
한적한 곳에서 남의 관심을 피해 사는 여유로움을 자랑하는 사람일 수도 있다.
이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정신세계는 사실 범죄로 가득하지만, 불순한 죄들로 가득하지만
주홍글씨처럼 바로 눈으로 확인되는 게 아니라서 언제나 가면으로 무장한채
이 곳 저 곳에서 단단한 이끼가 되어 기생충처럼 모든 양분을 빨아들이는 것이다.
범죄와 비리는 이끼속에 묻혀서 보이지 않고 이끼를 긁어내려고 하면 바로
잔인하게 비정하게 본색을 드러내는 것이다.
마음속에서는 끊임없이 선과 악 권력과 복종이 수레바퀴처럼 대칭되며 돌고
결국 모든 건 시간의 누적으로 인해 파멸과 후회로 마무리된다.
지금 이끼처럼 살고 있는 많은 범죄자들(잠재적 범죄자들도 포함해서)
이끼속에 숨어 지내는 많은 이끼인간들에게 결국 종착역은 행복이 아니라
비극임을 말해준다.
영화는 2시간40분간 진행되지만 아주 탄탄한 시나리오 덕분에 원작덕분에
아 벌써 끝인가 할 정도로 재미있지만 시종일관 배우들의 발성 발성톤이 좀 가볍고 약간 붕 뜬,
그때그때의 여러 상황과 맞지 않고 왠지 엇박자 느낌이 들어서 많이 아쉬웠다.
이 부분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해서 영화보는 데 신경이 쓰일 정도였으니
항상 강조하지만 배우들은 발성과 호흡을 언제나 쉬지않고 지속적으로 연습해야 할 것이다.
나는 이끼인가 이끼로 진행중인가 우리들 중에서 누가 이끼인가
치밀하게 계산된 이끼 네트워크로 구르는 돌(=정말 열심히 인간답게 살 고 있는 사람들)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고 하지만, 구르는 돌에 이끼처럼 달라붙어 범죄적 인생을 살고
구르는 돌의 방향을 막고 있지는 않은지 방해하고 있지는 않은지
결국 마지막에 가서는 이들 이끼 네트워크는 비극적 파멸을 맞이한다는 것을 잘 나타내고 있는,
사장님이라는 말이 듣기 싫어서, 감독님 이란 말이 듣고 싶어서 다시 영화를 찍었다는
강감독의 모처럼만의 유쾌한 역작이라고 하겠다.
그렇지만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고
이끼를 이용하고 이끼네트워크를 관리하는 진짜 합법임을 가장한,
법적으로 보면 왼발은 범죄의 경계선을 걸치면서 오른발은 윤리적인 것처럼
그래서 형사처벌이 불가능한 그런 고단수 이끼들이 있으니 이들이야말로 진짜
구르는 돌마저 멈추게 하는 지능형이끼 아닐까. 결국 모든 실체가 드러나는 생계형 이끼보다
영원히 드러나지 않는 지능형 이끼를 알아채는 순간이 이 영화의 묘미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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