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사탕>,<오아시스>,<초록물고기>,<밀양>등 이창동 감독 그의 작품들은 이상하게도 아직 지금까지 본
인의 머리속에 영화의 내용이 선하게 남아 있을 정도로 여운을 남겼다. 이번에 새로이 선보이는 영화 <시
>, 더더욱 본인에게 여운을 남길 것 같은 기대감에 이창동 감독과 원로 배우 윤정희 선생님 뵈러 시사회에
다가가본다.
세상을 향한 그녀의 작은 외침이 시작된다 한강을 끼고 있는 경기도의 어느 작은 도시, 낡은 서민 아파트에서 중학교에 다니는 손자와 함께 살아가는
미자. 그녀는 꽃 장식 모자부터 화사한 의상까지 치장하는 것을 좋아하고 호기심도 많은 엉뚱한 캐릭터다.
미자는 어느 날 동네 문화원에서 우연히 '시' 강좌를 수강하게 되며 난생 처음으로 시를 쓰게 된다. 시상을
찾기 위해 그 동안 무심히 지나쳤던 일상을 주시하며 아름다움을 찾으려 하는 미자. 지금까지 봐왔던 모든
것들이 마치 처음 보는 것 같아 소녀처럼 설레 인다.
그러나, 그녀에게 예기치 못한 사건이 찾아오면서 세상이 자신의 생각처럼아름답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색에 잠기다라는 표현을 어떨때 많이들 쓰나 하고 생각해 봤더니 주로 경치가 좋은
야외나 전망 좋은 카페등지에서 자신만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적 배경을 바탕으로한 정신세계이다.
그럼 이 표현이 영화에서 적용 되거나 영화를 보고 사색에 잠기다라는 표현을 듣거나 본적이 없는데 영화
<시>는 제목처럼 사색에 잠기게 하는 영화이다. 영화는 음악이라고는 한치의 리듬도 허용치 않은 자연의
소리, 일상생활의 소리등을 배경음악 대신 사용하여 <시> 자체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관객에게 다가온다.
그냥 시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오는 게 아니고 한 여인의 비련한 인생을 <시>로 감싸고 옭맨다. 그와 같이
영상을 통해 비추어지는 동안 본인의 마음과 뇌리에선 감동이라든가 환희 같은 감정의 단어가 아니라 '몸
서리 쳐지도록 지독히 아름답다'라는 말이 아로 새겨지기 시작해 결말에 이르러서는 아로 새겨진게 굳어
서 마음과 뇌리에 한켠을 차지하고 만다. 그 이유는 이창동 감독 특유의 셈세한 연출과 예상과 격을 뛰어
넘는 시놉시스에 있지만은 더욱이 이 영화에 매료되고 흠뻑 빠지게 한 것은 불편한 몸을 이끌고서 연륜에
서 품어 나오는 혼신의 연기를 펼친 원로배우 김희라 선생님, 그리고 이 영화의 전체 축을 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윤정희 선생님의 눈빛 하나하나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본인의 가슴에 녹아들 정도로 그동안
에 쌓아 두었던 내공을 발산한다. 진심으로 기립 박수가 아깝지 않았다. 마지막 씬에 시를 읊으면서 흐르
는 강물을 점점 클로즈 업 되는데 본인의 마음이 거기에 편승해 흘러가는 기분이었다. 영화가 끝나고 이창
동 감독과 윤정희 선생님의 관객과의 대화 시간이 있었는데 대화하는 순간순간마다 이 영화에 대한 열의
와 애착을 엿볼 수 있었다. 특히나 윤정희 선생님은 아직도 고운 자태가 아지도 눈에 선하다. 이 영화가 칸
영화제에서 기쁜 소식을 안겨다 주길 믿어 의심치 않고 여러분에게 꼭 만나 보시라고 적극 추천하는 바이
다. 여러분 좋은 영화 많이 감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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