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장히 오래 기다린 영화였습니다. 미국과 비교하자면 너무나 늦게 개봉한 영화, 처음에는 이걸 봐야하나 하고 고민했지만 예고편을 볼수록 보고싶어졌던 영화였습니다. 그래서 무대 인사 온다는 <파괴된 사나이>를 보지 않고(그 시간대에 딱 10자리 남았더군요) <스플라이스>를 선택했습니다. 영화<큐브>로 극박한 상황에서 보여지는 사람의 욕망을 '큐브'라는 특정 공간을 통해 잘 보여주었던 빈세조 나탈리가 요번에는 <스틀라이스>라는영화로 다시 한번 관객들에게 찾아왔습니다. 영화<스플라이스>는 <큐브>와 비교하자면 굉장히 점잖게 영화 초반을 풀어나감니다.
클리브(애드리언 브로디) 와 엘사( 사라 폴리) 두 주인공은, 유전 공학 과학자로 실험도중 동물과 인간의 DNA 결합에 성공하면서 인간이 아닌 인간과 비슷한 '드렌(델핀 차뉵)'이라는 생물체를 창조합니다. 드렌의 첫 등장은 클리브와 엘사에게 있어서 '두려움'과'기쁨'이었습니다. 자신들이 이룩한 업적의 탄생과정을 눈앞에서 지켜보는 기쁨과 반면 접하지도 못한 생물체에대한 두려움입니다. 빈세조 나탈리 감독은 이 과정을 굉장히 디테일하게 보여주면서 관객들에게도 새 생물체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를 느낄 수 있게 해줍니다.
이런 긴장감(?) 속에서 태어난 드렌의 첫인상은 한마디로 말해서 '오 씨♡ 저게 뭐야' 였습니다. 사람도 아니고 새도 아니고 정말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엄청난 개성(?)을 가진 생물체였습니다. 하지만 드렌이 점점 나이를 먹고 인간과 비슷해지면서 드렌에게 느껴지는 감정은 혐오에서 호기심으로 바뀌게 됨니다. 더욱이 드렌이 포스터 속의 드렌과 비슷해질때는 딱 생각난 단어가 경이로움이었습니다.
감독은 영화 속 '드렌'을 통해 인간의 욕망을 표현합니다. 물론 '드렌'은 인간이 아니고 그저 인간과 비슷한 새로운 생물체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드렌이 인간과 가장 비슷한 생물이었기에 인간이 가지고 있던 내면속의 욕망을 겉으로 표현해 낼 수 있었던게 아니었는지 조심스럽게 생각해 봅니다. 인간은 욕망을 절제 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이 아닌 인간의 DNA의 일부를 가진 드렌이었기에 그 욕망이 절제가 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드렌은 인간의 욕망 그 자체였습니다. 순수했지만 점점 성장하면서 보여주는 드렌의 욕심과 욕망은 리얼했고, 드렌이 마치 절제심을 잃은 한명의 인간으로써 보이게됩니다 . 그래서 결국 두 주인공도 점점 드렌이 감당이 안되는 상황까지 놓이게 됩니다.
영화가 후반부에 진입할 수록 드렌에게서 새로운 종이라는 느낌보다는 인간이라는 착각이 들게 되는데, 아마도 드렌이 보여주는 것 하나하나가 인간들이 추구하는 것과 마찬가지였기에 그런 느낌이 들었던게 아니었을까요.
하지만 대부분의 관객들은 이 영화에 혹평을 할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감독은 요번 <스플라이스>를 통해 너무나 욕심을 부렸습니다. 빈센조 나탈리 감독은 자신이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메세지를 하나도 빠짐없이 영화 속에 담아내려고 했지만, 욕심히 과한 나머지 결국 영화는 메세지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게됩니다. 결국 일반 관객들은 도저히 받아드릴 수 없는 장면들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너무나 극으로 치닫는 영화의 전개에 힘이 빠지고 지치게됩니다. 일반 사람들이 보기에는 너무나 충격적인 장면들이 이 영화가 혹평을 받는 이유중 가장 큰 이유입니다. 좀더 일반 관객들을 생각했다면 흥행은 물론 호평이라는 두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었을텐대 감독이 너무 뚝심있게 영화를 전개 시키다 보니 흥행쪽에서는 적신호가 나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뚝심있게 영화를 전개해 나간다는 것은 감독이 자기 영화에 대한 자신감과 믿음이 있다는 것으로 좋게 해석됩니다. 감독들은 흥행 보다는 작품성에 좀더 무게를 싣고, 감독이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어하는 메세지를 확실히 전달하려는 뚝심이 있어야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과한건 언제나 모자란것만 못한다는 말이 있듯이, 요번<스플라이스>는 그 뚝심이 너무나 강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만약에 자신이 강심장이라면 저는 이 영화를 적극 추천하고싶습니다. 영화는 과포화 상태이긴하지만, 그 만큼 전하는 메세지는 뚜렷하며 느낄게 많은 영화였던건 사실이였으니깐요.
*영화에서 ' 끝까지 가보자'라는 말이 자주 등장하는데요. 정말 끝까지 가는 영화였습니다.(여기서 웃으면 당신은 이 영화를 봤다는 사실)
*드렌....정말 요번 년도 최강 캐릭터가 아닐까 합니다. 어떤 의미로 ㅋ
*강변CGV는 언제 가도 정말 시설이 좋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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