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원작이 유명한 이유가 있나보다. 영화 역시 2시간 40여분이 지루하지 않았으니.. 그건 감독의 역량이긴 하지만 또한 원작이 그 만큼의 기반을 해 주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영화를 보기전 아주 실망스럽다거나, 아주 훌륭하다는 평론가들의 글을 접하고 영화를 보게 되어 나에게는 과연 어떻게 다가올지 오히려 그 점이 궁금해졌던 영화였다.
영화는 앞서 얘기했듯이 그 긴 시간동안 막힘없고, 계속되는 사건으로 긴장감을 놓지 못하게 한다. 어떻게 그렇게 많은 이야기가 분수처럼 쏟아져 나올 수 있는지(연결통로의 역할이 뭔지 궁금하기 짝이 없지만) 이런 점이 원작 만화의 힘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 힘을 받쳐주는 또 하나의 힘은 주연, 조연 할 것 없는 연기자들의 연기력이 있겠다. 주연을 한번도 하지 않은 많은 연기자들이 이 영화에서는 각자의 한 몫을 당당히 일구고 있었다. 그들 하나하나가 돋보이게 된 것도 감독의 능력일 것이다. 그렇다면 감독과 연기자, 그리고 원작이 적절하게 잘 맞추어져 하나의 작품을 일구었다고 말할 수 있는건가...
나는 작품성까지 논할 형편은 못된다. 하지만 한가지 아쉽게 남는 점은 마지막 장면, 반전아닌 반전이었다.
아주 가볍게 스치고 지나치 듯 남겨지는 마지막 장면이 그렇게 의도된 부분일 수는 있겠지만 너무 힘이 약해서 지금까지 몰입해서 나름 힘겹게 머리 속에서 상황을 정리하고 있던 관객에게 아주 많이는 아니고 약간 혼란스러움을 안겨준다. 아.. 아닐 수도 있구나.. 그렇다면? 하면서 다시 집중하는데 영화는 이것으로 끝이었다..
이 마지막의 혼란은 나쁘지 않았지만 연출적 이미지가 너무 일반적이었다는 것이 문제다.
나는 그렇다. 맛있는 걸 먹다가 마지막 한 입 먹은 것이 쓰고 맛이 없었다면 지금껏 맛있는 걸 먹었다는 기억이 순간 사라져 버리고 '이거 맛이 왜이래' 하면서 한동안 그 안좋은 맛만을 기억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지금껏 공들여 놓은 탑을 한 순간에 무너져 내리게 하는 그런 일반적인 연출이었다.
하지만 연기자들의 호연과 적절한 유머, 2시간 40분이 넘는 긴 런닝타임이지만 지루하지 않은 전개, 연출의 힘 인간의 선과 악, 그 경계를 곱씹게 만드는 내용들이 나에게는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 영화가 한사람을 빼고 나머지 모든 사람이 가발을 썼다고 한다. 그만큼 연기자들이 고생해서 만든 영화, 정재영님 말처럼 나도 '전세계 사람들이 모두 봤으면 좋겠다'..^^
영화를 보니 원작인 만화가 아주 많이 궁금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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