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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어릴 적부터 저희 집에 '죽은 시인의 사회' 비디오 테잎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시간 날 때마다 보곤 했죠.
다들 비슷비슷할테지만 저 역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마지막에 로빈 윌리엄스가 교단을 떠날 때,
그의 제자였던 에단 호크와 친구들이 책상 위에 올라서며
"Oh, captain. My captain"
하고 말할 때입니다.
그 영화를 간신히 이해할 수 있을 만큼의 나이가 되었을 때,
그 대사에 완전히 감동 먹었더랬습니다. 그 당시엔 왜 감동받았었는지 이유를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머리가 여물지가 않아서..
그저 막연히 '아~ 좋구나..' 하고 말았었습니다.
시간이 좀 흘러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
그 장면은 더욱 더 절실히 가슴에 와 닿았더군요.
영화 속의 주인공들처럼 제가 고등학생이 되었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것은 힘겨운 현실에 대한 반항이었고,
약자들이 보여준 진정한 용기였다
....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 다시 보았을 때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분명히 보기 좋은 장면이고
그 당사자들한테는 큰 의미가 있는 일이겠지만,
결국 변하는 것은 없다..고.
그 이후의 이야기를 머릿 속에 훤히 떠올릴 수 있습니다.
아무리 감동적이어도 키팅(로빈 윌리엄스) 선생은 웰튼 아카데미를 떠나고,
그때 책상 위에 올라간 학생들은 징계를 받을 겁니다.
특히 제일 먼저 책상 위에 올라가서 다른 학생들을 선동한
토드 앤더슨(에단 호크)군은 모르긴 몰라도, 절대로 그냥 넘어가진 못했을 테죠.
그의 부모님들은 그의 형처럼 우등생이 되지 못한 그를 나무랄테구요.
약자들이 용기를 내어 저항해보지만, 결국 그 테두리안에서의 몸부림일 뿐입니다.
사회와 체제의 권위를 바꿀 순 없습니다.
그런 것은 그들이 웰튼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하바드든 예일이든 대학을 가서 한 사람의 몫의 일을 해낼,
성인이 되었을 때야 가능할는지..
그때까지 그 마음을 잃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물론 그들의 그런 행동이 완전히 의미가 없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그들의 자유의지를 표명하는 것은 그것대로 무척 중요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안타깝습니다.
그런 의지들이 결국 짓밟혀 버릴 것이는 사실이..
지금은 그렇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 10년 쯤 뒤에 비로소 성인이 된 저는 또 어떻게 생각할진 모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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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시인의 사회(1989, Dead Poets Society)
배급사 : (주)디스테이션
수입사 : (주)엔케이컨텐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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