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과제 명목으로 1960년作 '하녀'를 보게 되었었다. 반세기 전 영화라는 점을 감안하고 보면 굉장히 파격적인 영화였다. 이 영화를 현대의 감성으로 새롭게 리메이크한 영화, 기대작 <하녀>가 드이어 개봉을 했다. 쇼케이스 참석 시에도 느꼈던 배우들의 어려움이 묻어나던 이 영화. 왠지 인상적인 영화가 될 것만 같았다.
칸 영화제에서 기립박수를 받았다는 기사까지 나온 영화이지만 나를 포함한 관객의 반응은 이와는 사뭇 다른듯한 분위기이다. 개인적으로 독특한 영화일거라 예상은 했지만 그 예상보다도 더욱 다른 영화를 보게 된 것이다. 원작은 스릴러 영화같은 면이 상당히 많았지만 이 영화는 딱히 스릴러라 하기엔 좀 부족해 보였고 드라마라 하기에는 너무 파격적이었다. 그런면에서 기대와는 너무 다른 영화이지 않았나 싶다.
스토리도 원작을 토대로만 했지만 새롭게 구성되었으며 영화 속의 등장하는 캐릭터들과 이야기는 사회의 일면 중에서도 극과 극에서나 볼 법한 것들로 가득차 있었다. 특히, 결말같은 경우는 좀 당혹스럽기까지 했다. 이런 저런 면에서 일반 관객들에게는 다소 불편하고 어려운 영화가 될 소지가 다분한듯 싶었다.
그래도 모두가 인정할 만한 부분은 바로 배우들의 연기이다. 많지 않은 등장인물로 진행되는 영화인만큼 각 각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했는데 이 점에서는 상당히 좋은 영화였던듯 하다. 말끔한 외모와 친절한 매너 로 가린채 전능한 신처럼 행세하는 주인집 남자 훈을 연기한 이정재, 모든 것을 알면서 세상은 '아더매치'한 곳이기에 독하게 살아가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연민도 지닌 늙은 하녀 병식을 연기한 윤여정 씨의 연기가 인상적이었던듯 하다. 물론 서우나 장모역으로 출연한 박지영 씨의 연기도 괜찮은 영화였다.
그리고 이 영화의 메인인 전도연. 사실 연기를 잘한다고 굳이 이제 말할 필요도 없는 배우인 만큼 캐릭터 그래로의 연기를 보여준다. 성실하고 착하고 순수한.. 하지만 그래서 어두운 것일 수록 더욱 강렬하게 물들어 버리는 그런 캐릭터를 훌륭히 연기한다. 노출신도 예상보다 상당히 많았고 캐릭터도 또한 쉽지 않았기에 많은 노력이 필요했을듯 했다. 이렇듯 모든 배우들의 연기로 인해 그래도 괜찮았던 영화였다. 오로지 연기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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