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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tr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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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3-04 오후 11:59: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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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가 말하길 이 세상에는 딱, 두가지 종류의 사람 밖에는 없다고 한다. 그 하나는 남자요, 다른 하나는 여자다. 수천 수만년을 함께 살아온 이들이건만 이들 사이에는 말 못할 차이가 있다. 같은 말을 놓고도 서로간의 의견이 너무나 다르며 건너지 못할 강을 건넌 사람들처럼 의사소통이 잘 안된다. 그건 왜일까? 무엇이 이들사이에 이러한 차이를 만들어 버린 것일까?...
[너 어느 별에서 왔니? ]
화성보다 더 먼 우주 저 멀리, 과학이 엄청나게 발달한 외계인들이 살고 있다. 그들의 유일한 목표는 땅을 정복하고 자신들의 종족을 그 땅에 퍼뜨리는 것 뿐이다. 때문에 이들은 홀로그램을 통해 가상으로 여성 꼬시기의 비법을 전수받는다. 여성의 성감대와 섹스시 필요한 매너, 그리고 여자들이 좋아 할 만한 유머, 기호, 습관등등... 그런데 이 외계인들을 보고 있으면 왠지 낯설지가 않다. 어디선가 많이 보아오던 사람들 같다. 왜일까?...^^
그리고 이렇게 훈련을 받은 외계인중 가장 성적이 좋은 성적인(?) 전사가 지구로 파견된다. 그의 이름은 '앤더슨'. 앤더슨은 곧바로 '애만들기' 작업에 착수한다. 하지만 이론과 실제는 엄연히 다른 법. 전수받은 비법은 전혀 효과가 없고, 물건(?)마저 '웅웅'소리를 내며 말썽이다. 하루빨리 아기를 만들어 지구를 정복해야 하는데 이거 큰일이다. 하지만 매일 허탕만 치는 그에게 '수잔'이라는 구세주가 나타난다. 아름다운 용모에 마음마저 여린 수잔, 꼬시기에는 안성맞춤이다. 본격적으로 작업에 들어간 앤더슨. 하지만 이게 웬 걸 그녀는 알콜 중독자였다. 물론 예전의 일이지만 그 때문에 그녀는 모든 일에 대해 조금은 히스테릭하다. 섹스에 미친 남자와 히스테릭한 여성이라.. 어째 느낌이 심상치 않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작년 서점가에는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이 유행했었다. 부부 클리닉을 운영하는 미국인 '그레이'라는 사람이 쓴 책인데, 그는 그의 책에서 남녀의 성차를 설명하기 위해 재미있는 비유를 들고 있다. 화성에서 온 남자는 수리공, 금성에서 온 여자는 가정진보위원과 같다는 것이다. 여자가 남자의 공감을 얻고자 할때 남자는 항상 문제를 해결해 주기를 바란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또 여자는 천성적으로 남자를 좀 더 낫게 변화시키려 하지만 능력을 인정받고 싶은 남자는 이를 모욕으로 받아들여 싸움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남자들은 섹스아니면 일에 굻주린 늑대로 보고 여자들은 모두 감정에 목말라 하고 있다고 싸잡아 보는 편견일 뿐이다. 사실 남녀간의 성 차이를 인정하는 법, 논쟁을 피하는 법, 서로의 심리를 빠르게 파악하는 법, 이성에게 점수를 따는 법 따위의 실용적인 처방과 구체적인 테크닉의 제시는 꽤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들이 많은 사례에 대해 실용적일 순 있지만, '모든' 사례에 대해서 그런 것은 아니며, 실제로 문제를 해결해 주지도 않는다는 느낌이 든다.
[화성에는 남자만 금성에는 여자만 살까?]
그러므로 영화<너 어느 별에서 왔니?>는 단순히 강박증 남자와 히스테리 여성의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강박증 남자는 일과 섹스이외의 감정적인 것에 얽매여 살면 큰일 나는 줄 안다. 그리고 여자가 그것을 지나치게 요구하게 되면 불안해지고 결국엔 도망친다.(앤더슨이 수잔을 버리고 가버리는 것처럼...)
이에 비해 히스테리 여성은 남자의 부족한 면과 그의 욕망을 함께 나누며, 그것을 채움으로써 그들의 사랑을 완성하려고 한다. 그러므로 여성은 이것이 실패할 때 우물에 빠져 침울해지며, 그것이 성취될 때 밀도높은 감정이 솟아오르는 것이다.
이처럼 영화가 이야기하는 건, 그저 서로간의 성차이를 인정하고 적절한 대화의 테크닉을 습득하라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섹스, 일, 성공에 대한 강박증과 감정에 대한 히스테리는 개개인의 특수한 심리구조이지 성차이에 따른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것은 남자들이나 여자들중 상당수가 이러한 증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지 모두가 그렇지는 않다는 걸 의미한다. 때문에 이 영화를 보고 '아~ 여성에게는 이렇게 대해야 겠구나' 맘먹은 남성이 있다면 조심하시길... 이 세상에는 남성보다 일과 섹스에 더한 욕망을 가진 여자들도 많으니까...
20자평: 오늘도 작업(?)에 열심인 윤모다훈씨를 위한 유쾌한 섹스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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