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전 보고싶은 영화에 대해서는 아무런 정보를 얻지 않고 보는 편입니다.
그래야 제대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는 생각에서죠.
하녀는 다른 영화를 보러가서 예고편을 보고 홀딱 반한 영화입니다.
그 영화에서는 에로틱하면서도 뭔가 잔인한 복수극이 펼쳐질 듯 하다는 느낌을 받았었는데요
원래 잔인한건 좋아하지 않지만 예고편에 정신을 뺏겨 이 영화를 보기로 결심을 했었답니다.
그래서 보게 된 영화인데
일단 전도연의 연기는 훌륭했다고 평가되어지네요.
은이라는 캐릭터는 제 안에서는 이해가 안되는 일 투성이인 캐릭터인데요.
그냥 은이라는 애는 저런 애구나..하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고나할까요;
착한것 같으면서도 자기 중심적이고 생각이 없는 것 같기도 하고..
사실 많은 분들이 은이가 착하다 착하다 하시는데 저는 착하단 생각 하나도 안들더군요.
물론 순해빠진 부분이라던가 어리버리한 부분이 있기는 합니다만
이미 임자가 있는 남자가 유혹해 온다고 덥썩 받아들인것도 그렇고(물론 본인도 맘이 있어서였다는건 알지만)
그러면서도 부인에게 별로 죄책감 가지지도 않고(하나에 빠지면 아무것도 안보이는 성격이라서 그렇다 하더라도)
부인 뱃속의 아이한테도 암 생각없이 이쁘다고 신나하고
제가 사실 젤 짜증이 났던건 한번 실수야 그렇다 해도 계속 그 남편이랑 관계를 지속적으로 가졌다는 사실에 대해서였어요.
그런 나날이 하루이틀안에 끝난것은 아닐텐데, 어떻게 그 부인을 뻔뻔하게 아무렇지 않게 볼 수 있나.
그리고 남자의 아이를 배어서는 자기 이기심만으로 지우지 않고 낳겠다고 한 것도 그렇고.
돈 받고 정리한 남자와의 아이. 게다가 그 아이는 태어나도 아빠없이 살아야 합니다.
아이를 키우고 싶다는 자신의 이기심으로 한 가족에게 끼쳐지는 엄청난 여파에 대해서는 왜 생각 않을까요.
주인공은 은이지만 전 오히려 그 가족, 그리고 이정재에게 화가 나더군요.
애초에 이정재는 쓰레기에 싸이코 캐릭터로 나왔지만요.
다른 분들은 어땠을는지 몰라도 전 그 영화를 보는 내내 은이가 정말 미웠어요.
그런 자신의 이기적인 부분들은 순해빠진면으로 덮어가려고 하는 것만 같았거든요. 물론 일부러는 아니겠지만.
전 은이의 그런 유산이 결과적으로는 은이가 불러온 재앙이라고 생각합니다.
복수를 결심하고 그런것도 도저히 납득이 안되더군요. 오히려 은이가 더 나쁘게 보였어요.
왜 그 가족이 그렇게까지 나오게끔 만들었는지에 대해서는 생각 않고 원망만 하는 은이가.
사실 제일 안된건 이정재의 부인아닌가요. 얼마나 배신감 느꼈겠어요. 은이에게도 이정재에게도.
영화에서 나오지만 그 사실을 자기 어머니에게 먼저 얘기한 자기 하녀에게도(이름이 기억안나네..;)
악독해질 만 하다고 생각되던데요, 전.
스토리적인면에서는 전 이런 느낌을 받았어요. 좀 다른분들하고는 다른듯..
그 영화자체에서 느껴진건
아, 이런게 블랙 코미디구나.
이 영화찍는데 가장 크게 돈 든 부분은 집이겠구나(..;;;) [배우 개런티빼고;]
은이가 할 수 있는 복수란 정말 저것밖에 없었겠구나.
은이가 말한 그대로 '찍'소리 내는 복수.
안타깝더군요. 그 복수 자체만 놓고 생각했을때.
이 영화는 말 그대로 여러부분에서 고개를 갸웃갸웃하게 만듭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전체적으로 그 독특함을 크게 쳐주고 싶어요.
특히 그 블랙코미디.
나올것 같지않은 여러 부분에서 툭툭 튀어나오는 코미디는 정말 대단하더라구요.
볼만한 영화였다고 전 생각해요.
재밌게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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