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천안함 사건도 있었고, 또 제가 여자이다 보니 군인, 해병대를 소재로 한 영화라는 점에서 무척 기대가 됐습니다.
더군다나 남자들이 장악하고 있는 군대라는 영역에 여자가 도전한다니. 무척 흥미로운 소재였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이 영화는 만족 반, 실망 반이었습니다.
우선 위에서 얘기한 대로 소재 면에서 상당히 흥미로웠고 볼 거리가 풍부했습니다. 특히나 손병호(이 분 연기 정말 잘 하셔서 팬입니다!)씨나 우리의 다찌마와 리 임원희 씨는, 전 언제 봐도 좋은 배우입니다.^^ 역시나 이번 영화에서도 연기는 일품이었고요. 신인인 이아이씨도 신인답지 않게 당찬 연기 참 멋졌습니다. 체력적으로 엄청나게 힘들었을 텐데도 잘 해내셨다고 박수쳐 드리고 싶습니다.^^
반면 실망한 점은, 원작 소설을 압축해서인지(원작은 안 봤지만) 스토리의 연결이 매끄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제가 군대에 문외한이어서인지 몰라도, 이아이씨의 부친이 왜 불명예스럽게 돌아가신 건지, 손병호씨는 왜 임원희씨의 부정행위를 눈 감아주어 이아이씨를 영창까지 가게 방관하신 건지는 납득하기 어렵더군요.
배경이 군대 내로 한정되어 있고, 군인들의 생활상과 활약을 다루는 데 치중하여, 장편 국방홍보영화를 본 듯한 느낌이 든 것도 사실입니다.
저는 군인들을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여성입니다. 호기심과 동경도 있고요.^^ 하지만 영화적으로 풀어내는 데에는 약간 한계가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아내려던 욕심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고요.
하지만 이아이씨를 통해 대리만족한 경험이나, 손병호, 임원희 씨의 멋진 연기를 볼 수 있었다는 것, 그리고 구경도 못해 본 남자들의 군대란 세계를 본 것만으로 충분히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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