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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카엘/싱글맨] 원작과는 약간은 다른 행로 싱글맨
soda0035 2010-05-28 오후 3:00:53 1435   [0]

 

이 영화가 제작되고 해외 영화제에 필름이 돌고 있는 동안 대체 언제 개봉하는가 기다리다 지쳐

필자는 원작인 크리스토퍼 이셔우드作 "싱글맨"을 사서 읽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매우 짧은 소설입니다.

그러던 중 불현듯 별 광고도 없이 개봉. 이 영화는 원작의 명성과 동시에 구찌의 수석디자이너 출신인

유명 디자이너 톰 포드가 감독한 것으로도 주목을 받는 영화입니다.

 

 

덕분에 조지는 원작에서보다 더 깔끔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아니, 영화 전체가 매우 딱 떨어지게

연출되어 있습니다. 배우들의 의상과 전체적인 인테리어, 구조 등등이 정리가 잘 된 듯한 모습입니다.

특히나 조지가 유언장과 죽을 때 입을 옷 등을 세팅하는 장면에서는 톰 포드가 정리벽이 있나 싶을

정도로 각이 떨어지는 그 배치. 물론 조지도 그런 면이 없지 않아 있지만 감독 성향으로 더욱 그렇게

묘사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영화가 좀 심심한 맛이 있습니다. 이야기 자체도 연인을 잃은

상실감만을 부각해 결국 엔딩쪽으로 갈수록 케니와 감정적으로 진하게 엮어가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뭐 육체적으로는 별 일 없습니다. 예고편이 약간 떡밥입니다;;;)

그런데 사실 원작에선 공포에 대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조지가 강의시간에 목에 핏대를 세우며 논하는

바로 그 장면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것을 뒷받침하는 것이 조지가 출근하는 장면을 묘사한 대목입니다.

하지만 영화상으로는 그야말로 깔끔하게 잘려나갔습니다. 그냥 조지는 차타고 출근했습니다;;;

소수집단에 대한 공포와 동시에 조지 자체가 느끼는 죽음에 대한 공포가 있습니다. 조지는 나이가 들었고

젊고 파릇파릇한 대학생들이 넘쳐나는 캠퍼스를 오가며 더욱 자신의 늙음을 초라하게 생각합니다.

조지는 그저 고리타분하고 무슨 생각을 하는 지 알 수 없는 나쁘게 말하면 조금 음흉한 늙은이처럼

보여질 것입니다(조지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하고 일정부분 학생들에게도 그렇게 비춰지고 있는 듯)

그런데 조지도 젊었을 때는 놀만큼 놀았고 일탈도 했습니다. 샬롯과 함께 케니와 루이스처럼 빛났던

시절도 있습니다. 조지는 연인인 짐을 잃으면서 생기를 잃고 그로 인해서 접어두었던 늙어감에 대한

자괴감이 또다시 피어오릅니다. 짐과 함께 있어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고 나이가 많은 사람이

된다는 소외감도 떨쳐낼 수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오랜 연인인 그가 어느날 갑자기 죽음으로써 사라지자

조지는 그 당혹감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그 빈자리는 오랜 친구인 샬롯도 채워줄 수가 없습니다.

그는 죽기로 결심합니다. 이 영화는 단 하루동안의 일을 묘사하는 영화입니다. 죽기로 결심한 아침

출근을 하고 죽음을 준비하고 샬롯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케니를 만나는 과정입니다.

 

 

 

원작에서는 조지의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더욱 부각했다면 영화는 짐을 잃은 상실감, 그로 인한 자살결심

케니로부터의 관심과 그와의 대화 사이에서 피어나는 새로운 감정에 더욱 주목하고 있습니다. 영화에선

케니가 매우 퀴어적으로 조지에게 관심을 갖는 것처럼 묘사되어 있고 케니 자체가 마치 조지의 젊은 날을

보여주는 것과 같이 느껴집니다. 원작에서는 케니가 정확히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는 필자는 확신을

갖지 못했지만 어쨌든 톰 포드는 그렇게 해석한 모양입니다. 케니가 조지와 코드가 맞는 면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저로서는 소설에서 애정적으로 케니가 조지에게 관심을 갖고 있었는지는 모르겠더군요.

영화에선 케니가 조지의 집에서 결국 하룻밤 신세를 지는 것으로 묘사되어 있는데 원작에서 조지가 잠든

사이에 돌아갑니다. 아마도 결말을 더욱 안쓰럽게 부각하고자 그렇게 연출된 것 같습니다.

 

 

 

원작을 다 읽고 옮긴이 글을 읽어보니 자기도 나이가 들었기에 이 작품을 더욱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적혀있었습니다. 아마 10년전에 읽었다면 이처럼 감명받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그래서 저 역시도 또 오랜

세월이 지나면 원작 책, 그리고 이 영화를 다시 볼 생각입니다. 저는 아직 케니와 같은 시기에 있고 그래서

조지의 모든 것을 이해할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영화는 굳이 트집을 잡으라면 잡을 건 없습니다. 원작과 노선이 약간 다르다는 느낌을 받은 것 뿐입니다.

다만 너무 깔끔해서 고민하는 맛이라던가...그런 점이 없는 게 아쉬웠습니다. 화면이 친절한 어떤 형식없이

랜덤으로 과거와 현실을 병행합니다. 물론 조지가 외적으로 훨씬 젊게 등장하기에 헷갈리지는 않습니다만

그런 식의 회상을 좋아하지 않는 관객에게는 마이너스 요소가 될 듯합니다. 전반적으로 조지에 대한 묘사는

탁월했던 것 같습니다. 콜린퍼스의 연기가 한 몫했습니다. 그리고 나로 하여금 이 영화를 보게 한 니콜라스

홀트...역시 눈이 매력적입니다. 소설에서도 케니가 굉장히 아름답고 반짝거리는 느낌으로 묘사되어 있는데

아마도 딱이지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비교적 만족한 편의 영화입니다.

 

 

 

아...샬롯에 대한 묘사가...거기서 톰 포드의 지나친 미의식이 느껴졌습니다.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배우인

줄리안 무어가 샬롯역을 맡았는데 샬롯은 원작에서는 젊었을 때는 예의 그 젊은 느낌으로 아름다웠던

여자이지만 이제는 나이가 들어 살이 붙고 심지어는 옷입는 센스마저 없어 사실상 외적으로 최악입니다.

조지가 늙어가는 것에 치를 떨며 관리모드로 불타는 스타일이라면 샬롯은 아예 자기가 얼마나 망가졌는가를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스타일입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면 샬롯은 아름답습니다. 나이가 들었지만 매혹적입니다.

허리도 잘록하고 날씬합니다. 옷도 시크하게 블랙 드레스를 입고 있습니다. 이건 정말 감독이 추한 꼴 자체를

못봐넘기는게 분명하다고 느꼈습니다. 특히나 그 핑크색 담배를 보고는 정말 징하다 싶은^^;; 샬롯이 너무 풍족

하게 살고 있는 것처럼 묘사된 게 별로였네요. 샬롯의 집도 너무 좋아서 약간 이상했습니다.

 

 

 


(총 0명 참여)
rudtns4253
잘보고가요~   
2010-08-15 22:36
boksh2
감사   
2010-05-28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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