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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연출/연기, 3박자를 갖춘... 박중훈, 딱 맞는 옷을 입다. 내 깡패 같은 애인
youngpark 2010-05-27 오후 10:39:32 1223   [0]

일요일 저녁... 시간이 비어서 혼자 이 영화를 봤다.

 

본건 일요일인데, 이리저리 바빠서 이제서야 글을 올리는...

 

사실 보고 나오면서 너무 기분이 좋아서 정말 모두에게 전파하고 싶은 그런 영화다.

 

특히 톡톡튀는 대사와 잘 엮여진 시나리오를 토대로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연출,

게다가 두 주연배우의 딱맞는 캐스팅에서 오는 자연스런 연기가 어우러져

간만에 꽤나 괜찮은 코믹조폭멜로(뭐 갖다 붙이자면ㅋ) 영화를 탄생시켰다.

 

 

 

* 이하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으니, 영화 보실분은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요즘 한동안 제대로된 코믹 영화가 없었는데, 보는내내 촌철살인같은 적절한 대사들이 간만에 극장에서 나를 웃게 만들었다.

 

특히 이 영화에서 가장 칭찬해주고 싶은건 바로 '박중훈'이라는 배우다.

 

 

해운대에서 이상한 옷(배역)을 입고 나와서 국어책 연기로 손발이 오그라들게했던...

그가 신인연기자라면 그 애 원래 그정도구나라고 했겠지만...

연기를 20년 넘게 한 배우라는 딱지를 생각하면 참 어이없었던걸로 기억한다.

 

역할... 배우에겐 자신에게 맞는 무언가가 있다.

 

송강호... 누가 그의 연기력을 뭐라하겠는가 우리나라 손꼽히는 연기파 배우다.

하지만 그에게도 어색한 시절이 있었으니, <쉬리>에서 조연으로 나올 시절이었다.

 

 

그의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의 어색한 정보원의 연기는...

 

 

아무튼 <해운대>에서 박중훈 연기가 왜저래? 라고 했던 사람들은 이 영화를 본다면 '역시...' 란 이야기를 할것이다.

 

특히 그가 맡은 한물간... 서열만 2위인 조폭 연기는 어쩌면 그의 지금의 입지와 많이 닮아있다.

 

영화속 그는 한때 두목대신 옥살이를 하고나와 단란주점 하나 맏아서 단란한고 평이하게 조폭의 여생을 마무리 하고픈 꿈꾸지만, 현실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못하다.

짬밥 어린 행동대장격인 친구녀석(박원상)이 수시로 위협하고, 우두머리의 대접도 이젠 예전같지 않다.

 

 

박중훈이란 배우의 모습이 딱 지금같지 않을까란 생각이다.

 

그런 그에게 이런 옷을 입혀준건,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게 더이상 오를곳이 없는 천재갑부 '토니'라는 '아이언맨' 갑옷을 입혀주고,

'미키 루크'에게 약에 찌들어 더이상 무대에 오르기 힘든 한 늙은 '레슬러'의 레슬링복 입혀준 것과 같은 그런 옷이었다.

 

그렇게 퇴물 조폭의 옷을 입고 툭툭 내뱉는 그 찰진 대사들은 정말 최고였다.

 

 

그리고 영화의 또다른 반쪽 이야기를 펼쳐내는 그녀 '정유미'...

묘한 매력이 있는 배우다. 그녀를 어디서 보긴 봤는데... 떠오르지 않아 좀 뒤져봤다.

 

최근 <10억> <차우>란 좀 큰 영화에 출연했는데, 우연찮게 내가 못 본 영화들이다. ;;;;;;;;

 

내가 본 건 이전 그녀의 초창기작인 <사랑니> <가족의 탄생>... 좀 오래전에 꽤 좋은 이미지로 남아있는 영화지만 배우로서의 각인은 좀 부족한....

 

뭐랄까 튀지않는 연기를 보여준 배우다. 그렇다고 연기가 딸리는것도 아니고 이쁘지만 눈에 띌 정도로 특출나지 않은... 매력은 있지만 특이사항이 없는 배우다..

 

 

여기서의 역할도 그렇다. 매력은 있지만 그렇게 튀지않는...

 

 

 

지방에서 전액 장학금받고 시골에 머물기 싫어 상경한 그녀... 하지만 다닌지 3개월만에 회사는 문닫고...

경력도 쌓지못하고 중고가 되어버린 그녀. 게다가 '지방대'라는 딱지로 회사에 입사하기는 호락하지않다.

 

여기서 내가 이 영화에 나를 완전 몰입시긴게 하나 있는데, 그건....

잠깐 보여지는 이력서에 나온 그녀의 대학이름이다. 나의 모교!! -.ㅡ;;;

 

물론 그 대학을 나와 경남권에 머문다면 꽤나 좋은 곳을 갈 수 있는 그런 대학이다. (망구 내생각~)

동문도 빵빵하고 선배들간의 끈도 개인적인 생각으로 부산경남권에서 최고라 생각한다. ^^;;;

 

하지만 서울에선 그저 이름없는 지방대일 뿐...

(요즘은 안그렇겠지만)서울에서 입사면접을 받기엔 유령으로 만들어버리는 그런 대학인가보다. 

 

 

아무튼 오갈때없는 이 둘이 반지하 원룸의 같은 복도를 쓰면서 벌어지는 화학작용이 꽤나 재밌다.

 

 

이 영화는 조폭은 조폭 나름대로의 확장된 길로 나아가고,

그리고 취업을 앞둔 그녀의 이야기는 모든 취업 준비생들에게 공감이 갈만한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둘의 조합이 어색하지도않다. 두 이야기는 잘 융합되어 관객이 원하는 이상의 재미를 선사한다.

그리고 그냥 말랑말랑할것만 같은 이 이야기는 결코 말랑말랑하게 끝을 두지 않는 신선한 재미까지 선사한다.

 

 

조폭의 결말도 좋았지만, 중간에 나온 그녀의 자조썪인 대사도 무지 좋았다.

어쩌면 이 영화를 관통하는 가장 큰 주제이기도한 대사.

 

"예전 회사다닐때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내가 힘들때 내 옆에 있어주지 않았다..."

 

그가 비록 3류 깡패이지만, 힘들때 그녀에게 힘이 되어주는 남자였던것이다.

 

 

보고 안보고의 문제는 관객의 몫이지만,

이 영화... 놓치고 나중에 어딘가에서 뒤늦게 본다면 꽤나 후회할 영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추천하고자 좀 길게 적어본다. 

 

 


(총 1명 참여)
dhrtns0616
보고갑니다~   
2010-08-30 10:46
wjswoghd
재미나요   
2010-05-30 18:56
kwakjunim
근데 욕이 좀 어설프죠   
2010-05-28 11:17
gonom1
잘읽었어요   
2010-05-27 23:56
1


내 깡패 같은 애인(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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