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리으리한 대저택.자상하고 멋진 주인.앞으로 태어날 두 아이를 기대하는 안주인,무뚝뚝해보이지만 심성은 너무 곱고 착한 그들의 아이.그리고 뼈속까지 노예근성으로 살아온 집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꿰고 있는 옛날말로 치자면 하녀장.겉으로는 평화로워 보이는 이 재벌가의 일상에 가정부로 한 여인이 들어오면서 폭풍이 휘몰아치기 시작합니다.
각종 드라마나 영화로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반복되어지는 상류층 생활 엿보기.겉으로는 평화로워보이지만 그 평화가 조금이라도 위태로워지기라도 하면 정말 같은 인간인가 싶을 정도로 180도로 돌변하는 그들.오로지 모든 것을 돈으로만.힘 없는 서민들을 짓밟고 인간취급도 하지 않을려고 하는 상류층의 삐뚤어지고 타락한 본성이 이 영화에서 여지없이 보여집니다.
이들에게 짓밟히고 상처입은 은이.그녀가 시원하고 통쾌하게 복수하는 모습이 그려졌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감독이 생각하는 것은 리메이크 버전은 뭔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았습니다.시종일관 답답할정도로 미련하고 백치의 징후까지 보이는 은이의 캐릭터.대체 저게 뭐야 했습니다.영화를 같이 본 사람의 은이가 하고 싶었던 복수에 대한 생각을 듣고 아!했지만 정말 어이를 상실할만큼 어처구니가 없는 영화라고 생각할 뻔했습니다.하지만 역시 실망을 했다는 것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이 영화에서 마지막까지 인상에 깊게 나왔던 것은 하녀장 병식으로 나왔던 윤여정씨의 연기.목석같고 얼음장처럼 차갑지만 매일같이 비인간적인 사건이 발생하는 대저택에서 가장 인간적이었던 병식을 완벽하게 소화해낸 윤여정씨에게 감탄과 박수를 보냅니다.불행히도 이 영화에서는 윤여정씨밖에 남지 않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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