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최고의 영화다.
방금 서울극장서 보고 왔는데 정말 최고다. 놀라울 정도다.
물론 아쉬움도 있다. 관객이 느끼기에 마지막부분이 너무 빠른 생략 압축 비약으로 마무리
되서 말이다.
하지만 전도연은 언제나 그렇듯 쉽게가지 않는다.
밀양, 멋진하루, 너는내운명 에서 보듯이 이 영화도 한번보고 만족할 그런 영화가 아닌 것이다.
이 영화는 20대를 위한 영화는 아니다. 30대를 위한 영화도 아니다.
아마 아직 참인생을 파악못한 20대나 30대 초중반은 보고나서 이게 뭥미? 헐- 이럴 수 있지만
인생의 산전수전 맛을 안 자녀가 있는 30대 후반이나 40대가 보면
바로바로 훅 훅 와닿는다고 할 수 있다.
연기의 가장 기본인 발성, 즉 대사 치는게 가장 시원시원한 전도연의 탁월한 연기와 매력은
영화내내 정신을 혼미하게 한다.
또한 이정재의 놀랄만한 완전초재벌의 연기는 그도 이제 중후한 연기자로서 엄청 성장 했음을
바로 알게 해주고, 서우와 윤여정의 연기도 배역에 아주 잘 맛는 완벽 그 자체였다.
게다가 이런 완벽조화를 이끌어낸 바람난가족의 임상수 감독은 이번에 하녀로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바로 하인(하층민)과 상인(상류층)의 대조되는 일상의 삶을 극명하게 잘 묘사한 것이다.
처음 장면부터 여러직업을 가진 하인(하층민)들의 힘겨운 하루하루 아둥바둥 살려고 발버둥치는 모습과
완전초재벌 상인(상류층)의 삶의 모습이 극명하게 잘 묘사되 있다. 또한 카메라가 훓고 지나가는 앵글을 보면
한 집을 찍어대지만 전혀 중복되지 않고 다양한 각도에서 다양한 소품과 초재벌저택을 잘 묘사하고 있다.
그리고 등장인물들의 대사는 현대인의 정신과 일상을 너무 리얼하게 잘 표현하고 있다.
짧게 간단하게 강하게 때로는 타인에게 상처줄 수 있게
이런 식의 대사가 내 마음을 후벼 파는 것 같았다. 너무 리얼해서 심리묘사의 탁월한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바로 이런 부분이 전도연의 전체적인 초자연적인 압도적인,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매력과 더불어
하녀를 또다시 쉽게가지 않는 영화로 만들어 버린게 아닐까 한다.
하녀 전도연에게 너는 착하지만 불쌍해 라는 슬프지만 단호하고 명백한 현실적인 대사는
이제 더이상 그녀에게 대안이 없고 탈출구가 없는 어쩔 수 없는 인생의 비극적 결말을 암시하고 이와 반대로
초재벌 이정재와 서우에게는 독하지만 불쌍하지 않다는 즉 항상 대안도 많고 탈출구도 많다는 그래서
삶이 더욱 더 행복해질 수 밖에 없다는 걸 암시하는 부분은 인생의 현재모습이라 너무 씁쓸;;;
이렇게 뚜렷히 대조되는 삶의 방식을 보노라니 소름이 돋았다.
인간의 가장 본질적인 욕망을 가장 추하게 가장 비열하게 가장 극적으로 표현한 게 하녀 아닐까
바로 이 이유때문에 아마 감독도 마지막부분을 시간을 끄느니 차라리 확 가자
어그적어그적 대지말고 바로 마무리하자로 방향을 틀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배우들의 연기가 너무 강렬해서 상당히 오랜기간 뇌리에 남을 것 같다.
더구나 전도연의 영화를 본 후엔 언제나 몇 개월 동안 열병에 시달리곤 할 정도로 허우적댔는데
그래서인지 지금 바로 이 순간 하녀의 팬티이고 싶다. 일단 무조건 팬티이고 싶다.
나중일은 생각하기도 싫다. 무조건 그녀의 팬티이고 싶다. 그만큼 이 영화는 수작이다.
현대인의 이해관계와 심리를 살벌하리만치 냉철하게 날카롭게 다룬 잘만들어진
몇 번을 봐도 봐도 탐구해야 할 교과서적 영화다.
(한국영화사에서 전도연은 100년만에 한번 나올까말까할 위대한 배우로 기록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