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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갖게 된 공기인형 ‘노조미’는 세상의 모든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사람들이 내뱉는 말과 다양한 표정들을 따라하던 그녀는 한 DVD 대여점에서 일까지 하게 된다. 그곳에서 함께 일하는 남자 ‘준이치’를 통해 점차 사람처럼 살게 된 그녀는 자신이 ‘남자들의 성욕 해소를 위해 만들어진 대용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노조미는 그래도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즐겁고, 행복하다. 바로 사랑이란 감정을 알고, 느낄 수 있게 해준 ‘준이치’가 곁에 있기 때문이다. 사람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노조미가 배우고, 생각하는 것처럼 그리 쉽고, 좋은 일이 아니다. 인간으로서 이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더욱이 그러하다. 하지만 노조미는 그 사실을 알지 못한다. 공기가 빠진 자신의 몸속에 숨을 불어 넣어 준 준이치 역시 자신과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는 노조미와 그로인해 마주하게 되는 둘의 마지막은 그래서 더 아프고, 잔인하다. 스스로 숨을 쉴 수 있고, 감정을 느낄 수도 있지만 ‘노조미’보다 순수하고, 착한 마음을 갖지 못한 사람들이 이 세상에는 더 많다. 그런 사람들이야말로 단지 인간의 모습을 한 공기인형에 불과한 존재가 아닐까 싶은 생각에 영화의 마지막은 더 깊은 여운을 남기기도 한다.
앞선 내용처럼 노조미는 사람의 부족함과 외로움은 사람으로서 채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은 그것을 아는 순간 달라진다. 그러한 부족함과 외로움을 채우기 위해 사람을 수단으로 이용하려 하게 되는 것이다. 마치 중년남성 히데오의 욕구 충족을 위한 존재에 불과했던 공기인형 ‘노조미’처럼 말이다. 그래서 영화의 마지막은 참으로 잔인하게 다가온다. 자신이 믿었던 사랑과 사람에 대한 믿음이 일순간 깨지며 마주하게 된 세상의 현실은 노조미 자신은 물론 그녀를 바라보는 관객들에게도 커다란 아픔을 던져준다. 어쩌면 동화 속 인어공주는 거짓과 이기심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인간의 삶임을 몰랐기에 인간이 디고 싶어 했는지 모른다. 단지 왕자와의 아름다운 사랑을 믿었고, 또 그렇게 살아가는 행복만을 꿈꾸었기 때문이다. ‘준이치’와의 사랑을 믿고, 행복을 꿈꾸었던 공기인형 노조미 역시 그렇다. 하지만 영화 [공기인형] 속 노조미 와 그녀의 현실은 인어공주의 그것과 다르다. 영화, 아니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결코 동화 속의 착하고, 순수하며 아름다운 세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화 [공기인형]의 이야기는 슬프며, 슬플 수밖에 없는 그 현실 속 노조미의 마지막이 애처롭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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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인형(2009, Air Doll / 空氣人形)
배급사 : 오드 AUD
수입사 : 오드 AU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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