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보러 가던 날 친구랑 통화 중에 오늘은 <기쿠지로의 여름>을 본다고 했더니 친구 왈 '그거 성장 영화갑다~ ***의 여름 하는 영화들은 대부분 성장 영화더라~'라고 나름대로 의견을 내놓고 난 또 나대로 '응~ 아닌게 아니라 포스터에 아저씨랑 꼬마애 나오더라 꼬마애의 이름이 기쿠지로가부더라~ 모 갸 얘기겠지~' 라는 어설픈 찍기(?)를 또 했다. ^^ 그러나 그 꼬마애의 이름은 기쿠지로가 아니었다. 꼬마애의 이름은 '마사오'! 이제나 저제나 기쿠지로라는 이름이 나올까 기다리면서 2시간을 본 후에나 나오는 이름이었다. 기쿠지로라는 이름은. ㅠ.ㅠ
엄마가 먼 곳으로 돈벌러 가서 할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는 마사오는 여름방학이 반갑지만도 않다. 친구들 대부분 바다로 산으로 떠나 외톨이로 지내던 차에 우연히 엄마의 주소를 발견 무작정 가방을 챙겨들고 엄마를 찾아 여행을 떠난다. 여기까지 보면 그야말로 성장영화가 될 뻔 했다. 그러나! 지나가던 친절한 동네 아줌마 아이 혼자 그 먼 곳까지 가는 게 무리라며 자신의 남편(전직 야쿠자)를 딸려 여행을 보내는 데.. 이 아저씨가 마사오를 돌보는 건지..이용하는 건지.. 어째든 이 언밸런스한 커플의 여행은 엄마를 찾음으로꺼 끝날 것 같았지만, 사실은 영화의 시작은 엄마를 찾고 부터이다. 엄마를 찾아 절망에 빠진 마사오에게 아저씨는 나름대로 아이에게 희망을 주고, 그들의 여름은 드뎌 시작됐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뚱땡이 아저씨와 문어 아저씨, 친절한 아저씨들도 합세하여 마사오는 (아마도) 다른 어느해 보다 더 즐거운 여름을 보내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기쿠지로에게도 그해 여름은 여느해 여름과는 다른 여름이었을 것이다. 이 여름을 보내고 그의 인생이 특별이 달라 지리라 생각되지는 않지만 어째든 그에게도 이번 여름은 특별한 여름인 것만은 사실이리라. 그의 순수한 맘이 아직은 살아있다는 걸 그도 느꼈을 테니..
작년에 <파이란>에 최민식을 보면서 '아~ 진짜 연기잘하는 구나~ 저런 생양아치 연기를 어케 저렇게 잘 할 수 있담?'하면서 감탄하면서 본 적이 있었다. 그 생양아치보다 더 생양아치 같은 이가 있었다. '기쿠지로'라고.. (정말 연기 잘하데요..^^ 워낙에 일본 영화 본게 없어서리.. 그 유명한 '하나비'도 못봤는데..배우에게 반해서 함 봐야겠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