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의 줌인과 좀 아웃을 통해 구현되는 리듬감이 재미있다. 홍 감독은 줌인을 통해 인물의 내면을 들여다보기도 하고, 줌 아웃을 통해서는 현재 카메라 앞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문경과 중식의 대화를 흑백사진으로 처리한 부분도 이채롭다. 영화는 인간이 가진 위선과 비겁함을 다루지만, 관객들이 불편하게 느낄 정도까지는 가지 않는다. 이 때문에 116분간 신나게 웃다가 영화관을 나갈 수 있을 것 같다.열 번째 장편영화를 내놓은 홍상수(49) 감독은 마니아 팬들을 거느리고 있다. 그들은 홍 감독이 점점 무게를 덜어내는 중이라고 느낀다. 이번 영화 ‘하하하’ 는 시종 웃음기를 머금고 있다. 홍 감독은 “영화를 미리 계획해서 찍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내 변화에 따라 영화도 변하게 된다”고 전했다.하하하’는 나이 든 영화감독 지망생 문경(김상경)과 선배인 영화평론가 중식(유준상)의 이야기를 통해 사람 사이의 미묘한 인연을 그린다. 인연이라고 해서 심각한 것은 아니다. 세상이란 참 좁은 곳이라는 생각과 함께 제목 그대로 유쾌하게 ‘하하하’ 웃게 만든다.